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미국 동맹국이 참여하기로 한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WIIB에 참여하기로 한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과 미 의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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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20일(현지시간) '중국은행에 유혹당하는 미국 동맹들(U.S. Allies, Lured by China's Bank)'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의 동맹국들이 백악관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AIIB로 몰려가고 있다면서 AIIB에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참가를 선언한 데 이어 호주와 한국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NYT는 이에 대해 "이는 2차 대전 이후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 질서를 구축했던 유럽의 경제대국조차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이면서 주요 수출 및 투자 시장인 중국이라는 새로운 '골드러시'를 거부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중국이 AIIB를 통해 경제 질서를 구축해 세계은행(WB)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 동맹들을 약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투명성, 신뢰성, 환경적 지속성, 노동권과 인권 등에 있어서 국제사회의 기준들을 약화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NYT는 서방 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AIIB에 참여하기로 한 영국의 결정에 대해서는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날을 세웠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세계에서 가장 불투명하고, 국가주도적이며, 규제를 적게 받는 국가의 하나인 중국과 서둘러 손을 잡음으로써 미국이 압박하는 투기거래에 대한 통제를 거부하고, 자유로운 영국식 거래 방식을 보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NYT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미국의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NYT는 미국이 중국에 국제사회에서 더 큰 리더십을 행사해줄 것을 요구하면서도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고위직들은 미국, 유럽, 일본의 몫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국외투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에 더 잘 대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에 대해서는 중국을 포함한 IMF 회원국의 투표권을 공평한 방향으로 바꾸는 법안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 문제를 잘못 처리했다면서, AIIB에 대한 미국의 반대가 앞서 동맹국들과 이 은행의 지배구조 등을 미리 협의한 후 중국과 협상한 뒤에 나왔더라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WIIB를 주도하는 중국에 국제 사회 기준들을 지켜줄 것을 압박하고 있지만 그 목표를 이루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