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들이 전례 없이 많은 유학생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대학에서 공부 중인 유학생 숫자는 113만2587명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중국에서 부유층이 부상하고 있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걸프 지역 산유국들이 자국 학생들에게 후한 유학 경비를 대주는 국비 장학생 제도를 실시하면서 미국 유학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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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미 국토안보부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113만 명의 유학생이 있으며, 이는 지난해 대비 14%, 2010년 대비 약 50%, 2005년 대비 85%가 증가한 수치다.

아시아(중동 포함) 지역 출신 유학생이 전체의 3분의 2(85만5,807명)를 차지했고, 그 가운데 중국이 33만1,371명(전체의 29.3%)으로 압도적 1위이다. 유학생 10명 중 3명이 중국인인 셈이다. 또한 현재 미국 내 사우디아라비아 유학생들의 수는 약 8만1,000명으로, 이는 2000~2001학년도(5,000명)에 비해 폭발적으로 늘었다.

현재 미국에서 외국인 학생이 1만 명 이상 다니고 있는 학교는 네 곳이다. 그 중 1위는 유학생 1만1,164명이 다니고 있는 뉴욕대학교다. 숀 애벗 뉴욕대 입학처장은 올해 신입생 중 20% 정도가 외국인이며, 4년 전에 비해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학생 수로 뉴욕대의 뒤를 잇는 학교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컬럼비아대학교, 퍼듀대학교였다.

WSJ는 "(경제성장에 따른) 중국 내 부유층의 증가와 미국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 타개책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 대학 입장에서는 국내적으로 등록금 인상에 대한 반대가 심한데다 주 정부의 재정적 지원도 점차 줄고 있어서 재정 압박을 해소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더 비싼 등록금을 내고도 공부하러 오는' 중국인 등 외국인 유학생들의 유치라는 설명이다.

한편 외국인 학생 숫자와 비중이 급증하면서 미국 학부모들 사이에선 '우수한 미국 학생들도 (외국인 학생을 선호하는 대학들의 분위기 때문에) 입학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미시간주립대에선 최근 9년 사이에 중국인 학생이 8배나 증가해 약 4,000명에 이르면서 이에 불만을 갖고 중국 학생의 고급승용차를 훼손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이 미국의 지정학적 이익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유학생들이 미국의 가치를 전파하는 '소프트 파워'의 대리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콜로라도대 볼더 캠퍼스에 재학 중인 사우디 출신 수피아나 알게이티는 "많은 이들과 교류하면서 내가 변했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에서 경영학 학부 과정을 이수 중인 하템 파락은 "나의 모국(사우디아라비아)이라는 안전 지대에서 벗어나 미국에 오니 다른 문화와 시각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