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이다이(富一代)'의 부동산 사들이기 열풍이 거세다. 중국 인구의 0.08%에 해당하는 '슈퍼리치' 푸이다이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에서 부동산을 사들이는 주역으로, 이들의 특징은 가격 불문에 융자 없이 현금으로 전액 베팅하는 것이다. 이들이 해외 부동산 사냥에 나서는 것은 중국 내수시장에 거품이 많고, 정부 정책 입김이 강해 불안하기 때문이다. 

지난 7년 동안 중국이 전 세계 부동산 시장에 투자한 금액은 400억 달러(약 44조 원)가 넘는다. 그러나 그만큼 난관에 직면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한 부동산 개발업체는 5억 파운드(약 8,200억 원)를 들여 런던 크리스탈 팰리스 파크에 크리스탈 팰리스를 재건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중국 업체의 제안은 세부 계획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거절됐다. 또한 호주 정부는 외국인 주택 매입 제한 규정을 들어 중국 재벌이 최근 3,100만 달러(약 342억 원)에 구입한 부동산을 매각하라고 지시했다. 

그중에서도 디트로이트에 베팅했던 상하이 소재 동두인터내셔널그룹(DDI)이 가장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DDI는 2년 전 940만 달러에 디트로이트의 랜드마크인 '데이비드 스톳(David Stott)'빌딩을 사들였다. 그러나 술집과 요가 스튜디오 등 세입자들과의 법적 소송이 이어지면서 이 빌딩은 입주자가 없이 텅텅 비었다. 지난 2월에는 얼어붙은 파이프가 터져 2개 층 바닥이 물로 흥건히 젖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다. 부동산 통계 조사기관인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는 중국인이 매입한 해외 부동산 173건 가운데 암초에 부딪힌 경우는 단 4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자금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얼어붙은 중국 시장을 넘어 투자처의 다양화를 꾀하는 데다가 중국 부유층도 자산을 해외로 옮기려고 하는 추세를 타고, 중국은 해외 부동산을 사재기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부동산 투자는 영주권을 얻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해외 투자를 모니터링 하는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로디엄 그룹은 중국의 해외 부동산 매입은 2년 전에야 가속화했기 때문에 아직 성패를 가름하기에는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비영리 리서치그룹 어번랜드인스티튜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부동산업체들이 법적, 문화적 차이로 인해 미국에서 분규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또한 로펌 폴헤이스팅스의 조엘 로스슈타인 파트너는 "미국은 상황이 너무 복잡하다"며 "중국처럼 정부 관리들과의 대화로 이런 문제를 쉽게 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