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대선에서 전 군부 통치자인 제1야당 범진보의회당(APC)의 무함마두 부하리(72)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AFP 통신 등이 31일 보도했다.
부하리는 무려 30년에 걸쳐 4번이나 대선에 도전한 끝에 나이지리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또 나이지리아 역사상 현직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한 적이 없어 이번 선거는 큰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INEC)에 따르면, 부하리는 36개 주와 연방수도 특별자치구에서 52.4%를 득표, 43.7%에 그친 굿럭 조너선 현 대통령(57)을 물리쳤다.
부하리가 조너선을 최소 300만 표 차이로 승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군정 종식 이후 지난 16년간 장기집권해온 인민민주당(PDP)이 처음으로 정권을 내놓게 됐다.
라이 무함마드 APC 대변인은 "나이지리아에서 집권여당이 순수하게 민주적 수단에 의해 권력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조너선 대통령은 선거 패배를 인정했으며 부하리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했다.
또 이날 성명을 내고 "부하리에게 행운을 빈다는 말을 전했다"며 대선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약속했고 그 말을 지켰다"며 "내게 나이지리아를 이끌 기회를 줬던 국민 모두에게 감사를 전하고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국무를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남부 유전지역의 소수 부족 출신 기독교도인 조너선 후보와 달리 농업과 유목이 주요 산업인 북부 출신 이슬람교도이자 군 장성 출신인 부하리는 육군 소장 출신으로 지난 1983년 민간정부의 부패와 경제정책 실패를 이유로 무혈 쿠데타를 일으켜 민선 대통령을 축출하고 정권을 장악한 뒤 국가 기강을 세우는 캠페인을 벌여 한때 국민의 지지를 얻었으나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고 정치 집회에서 말할 자유를 제한하는 독재를 행하다 2년 뒤 다시 쿠데타로 쫓겨난 전력이 있다.
이번 대선에서 무차별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보코하람과 같은 극단주의 세력에 맞서는 데 그의 군 경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과거 집권 당시 강조했던 청렴·강직한 이미지가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정치분석가들의 평이다.
이번 선거는 애초에 2월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보코하람의 공격을 이유로 6주 연기된 바 있다. 연기된 투표 당일에도 보코하람의 투표소 테러로 41명이 숨지고 처음 도입된 유권자 인증카드의 기술적 결함 등의 이유로 일부 지역에선 투표가 하루 연장되기도 했다.
특히 보코하람은 투표소로 향하는 유권자에게 총격을 가하거나 투표소를 파괴했다. 보코하람은 서구식 민주주의는 죄악이라면 선거 당일 공격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