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는 31일 미국 내 4위 케이블TV 중계업체인 차터 커뮤니케이션이 6위 업체인 브라이트 하우스를 현금 지불과 주식 매입을 포함해 104억 달러(약 11조5,440억 원)에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차터 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1월 타임워너 케이블의 부채를 포함해 61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가 컴캐스터에 빼앗기자 브라이트 하우스로 눈을 돌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에서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 프라임, 구글 유튜브 등 스트리밍(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이 급성장하며 시장을 잠식해 오면서 위기에 빠진 케이블TV 방송업체들이 이에 맞서기 위해 합종연횡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이자 케이블TV 사업을 하는 버라이존도 공짜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이어서 케이블TV 업체들의 위기 의식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통해서 다양한 콘텐츠들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유료 케이블TV 시청자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 최근 들어 온라인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전통적인 케이블TV 업체들은 지난 2013년 사상 처음으로 가입자가 감소하는 등 위기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앞서 지난해 5월 미국 케이블TV 방송중계업계 2위인 AT&T가 위성TV인 디렉TV와 485억 달러(49조7,000억 원)에 인수계약을 맺었고, 1위 업체인 컴캐스트는 타임워너케이블과 합병을 추진 중이다.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양사간 합병 건은 양사 주총을 통과하고 현재 미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 거래로 차터 커뮤니케이션 측은 지분 73.7%를가지게 된다. 브라이트 하우스의 모기업인 어드밴스-뉴하우스 측은 26.3%를 소유한다.

차터 커뮤니케이션은 이번 인수로 미국 케이블TV 업계 2위 내로 진입할 전망이다.
 
차터 커뮤니케이션은 미 전역에서 케이블TV 시청자 620만 명과 인터넷 가입자 480만 명을, 브라이트 하우스는 플로리디 주와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해 일부 주에서 케이블TV 시청자 250만 명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톰 루트리지 차터 CEO(최고경영자)는 "이번 인수는 차터에게 운영, 재정, 세금측면에서 중요한 수혜를 줄 뿐 아니라 전략적 유연성도 제공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차터는 그동안 시청자들이 기존 케이블TV에서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갈아타는 등 스트리밍 서비스로 빠져나가자 수익 감소로 고전해 왔다. 차터는 이번 인수로 업계 2위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터는 일단 덩치를 키운 후 기존 케이블TV 사업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