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로 시작하는 동요 '우리의 소원'의 작곡가 안병원 씨가 지난 5일 오후 8시 40분께 캐나다 토론토의 한 병원에서 뇌졸중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1926년 서울에서 태어난 안 씨는 서울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1945년 '꽃밭에서', '스승의 은혜'의 작곡가 권길상(올해 3월 별세)씨와 함께 어린이 노래단체인 '봉선화동요회'를 창설, 동요 보급에 힘썼다. 또 YMCA 어린이합창단과 서울시연합소년합창단 등을 이끌며 동요 작곡과 보급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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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과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로 시작되는 '구슬비', '학교 앞 문구점' 등 동요 100여곡을 발표했다. 미국 민요 '징글벨'의 가사를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라고 번안한 이도 안씨다.
 
'우리의 소원'은 1947년 극작가이자 소설 삽화가 등으로 일했던 고인의 부친 안석주(1901~1950) 씨의 노랫말에 곡을 붙인 것이다. 작곡 당시 가사는 '우리의 소원은 독립, 꿈에도 소원은 독립∼'으로 불리다 1948년 남북 정부가 따로 수립되면서 노랫말을 지금의 '우리의 소원은 통일∼'로 바꿔 부르게 됐다. 1950년부터 교과서에 실렸고 이후 통일 염원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1952년부터 경기여중고와 경복중고, 용산중고등학교 음악 교사 등을 지내다 전쟁 직후인 1954년 한국어린이음악사절단을 이끌고 3개월간 미국 48개주에서 200여차례나 순회공연을 하기도 했다. 전후 폐허가 된 한국을 도와달라는 기금 모금 공연에도 참가했다. 그는 국내 최초로 어린이 노래 음반을 냈고, 이를 통해 불우한 아동들을 도왔다.

1974년 형제들이 정착해 사는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해 최근까지 서울을 오가며 음악 분야 등에서 활동해왔다. 또 캐나다에서 빵집과 편의점 등을 운영하면서 토론토YMCA와 한인 교회 등에서 합창단을 지휘했다.

오는 9일 오전 11시 그가 성가대를 지휘했던 '세인트 앤드루 김(김대건)' 성당에서 장례 미사 후 토론토 참전용사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