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프랑스 연구진이 달 형성과정의 최대 수수께끼 중 하나로 꼽히는 '지구와 달 구성성분은 왜 매우 비슷할까"라는 의문에 유력한 해답을 내놨다.
이스라엘 데크니온 공대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 연구진은 8일(현지시간) 과학저널 '네이처'에 초기 태양계 행성 형성과정 시뮬레이션 결과 원시지구와 충돌해 달을 형성시킬 정도의 거대충돌체 중 20% 이상은 애초 원시지구와 유사한 성분으로 돼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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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달 형성 이론은 원시지구와 현재 화성 정도 크기의 행성이 충돌하면서 엄청난 양의 파편과 먼지가 튕겨져나갔고 이것이 서서히 뭉치면서 달이 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달의 구성성분 중 80% 정도는 지구가 아닌 충돌체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달에서 가져온 암석 성분을 분석하면서 큰 벽에 부딪혔다. 산소 등의 동위원소 분석결과 지구와 달의 구성성분이 매우 비슷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태양계 행성들이 서로 구성성분에서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이는 점과 달의 성분 대부분이 지구가 아닌 충돌체에서 온 점을 고려할 때 지구와 달 성분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태양과 원시지구 사이에서 원시 행성들과 거대 충돌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시뮬레이션으로 연구, 독자적으로 형성된 두 행성이 유사한 성분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형성된 거대 충돌체 중 20% 정도는 이들과 충돌하게 되는 원시행성과 구성물질이 매우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런 충돌체와 원시행성의 충돌로 만들어지는 달도 현재 지구와 달처럼 유사한 성분을 갖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 연구결과는 '지구와 달의 구성성분이 왜 다른 태양계 천체들처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가'라는 의문에 답을 주는 것일 수 있다"며 "이런 원시 구성성분의 유사성은 달이 거대한 충돌로 생성됐다는 이론에 대한 주요 걸림돌을 제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네이처'에는 원시지구-거대충돌체 충돌설을 뒷받침하는 다른 연구논문 2편도 함께 게재됐다.
프랑스·독일 연구진과 미국 연구진은 각각 내놓은 논문에서 지구 맨틀과 달 암석의 텅스텐 동위원소(W182) 함량을 분석한 결과 달에 상대적으로 텅스텐 동위원소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텅스텐 동위원소는 운석이나 외계 행성과의 충돌로 지구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이다.
연구진은 이는 원시지구와 거대 충돌체가 충돌한 뒤 양쪽에서 나온 파편들이 섞인 거대한 구름이 형성됐으며 이 구름이 서서히 지구와 달에 가라앉으면서 쌓였다는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