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란과 파키스탄을 잇는 가스관을 건설하고 이란 원유 수입 협상에 나서는 등 이란과 미국 등 주요 강대국 간 핵협상 잠정 타결 이후 석유산업 투자를 통해 경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는 이란과 급속히 밀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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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앞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등 이란산 에너지를 파키스탄을 거쳐 자국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란과 미국 등 주요 강대국 간 핵협상 타결로 인한 수혜는 가장 먼저 중국과 파키스탄이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신(新)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따라 파키스탄 등지를 경유하는 육상 송유관·가스관을 건설해 중동산 에너지 도입 경로를 단축한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예정된 파키스탄 방문 때 이란산 천연가스를 파키스탄으로 운반하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평화 가스관 프로젝트'에 서명할 것이라고 지난 8일 보도했다.
이 사업은 이란산 가스를 파키스탄에 도입해 파키스탄의 에너지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 측이 자금을 댄다.
WSJ는 시진핑 주석의 이번 파키스탄 방문은 재정난과 테러에 시달리는 파키스탄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는 나라가 거의 없는 시점에서 동맹국 파키스탄의 사회간접자본 개발에 기여하는 중국 홍보의 장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키스탄은 지금까지 수십년간 이란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반대로 이란의 숙적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과는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파키스탄은 연료 부족으로 발전소 가동도 제대로 못해 이란산 가스 도입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이란과 교역을 금지하는 미국측 방침 때문에 공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미국은 그동안 파키스탄이 가스관 건설에 나설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파키스탄은 이 같은 미국 측 압력을 우회해 중국 측에 가스관 건설을 요청, 이란측이 건설해야 할 가스관 외에 자신들이 진행해야 할 20억 달러짜리 건설 공사를 중국 측이 건설한다는 계획 아래 협상을 해 왔다.
이란 측은 그동안 가스전에서 파키스탄 국경까지 900㎞ 구간의 가스관 건설은 이미 완료한 상태라며 파키스탄 측에 공사를 빨리 끝낼 것을 재촉해 왔다.
이란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의 에너지 수출 금지 분야가 제재에서 해제될 첫 번째 대상으로 돼 있는 만큼 파키스탄이 중국과 손잡고 가스관 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파키스탄은 중국 국영석유회사의 '중국 국영 송유관국'과 과다르 항구(파키스탄 서부)∼나와브샤(파키스탄 남부지방) 700㎞ 구간의 가스관 건설을 협의 중이다. 나와브샤에서 기존 가스 공급망에 연결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란산 석유 수입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매체 CNBC은 이란 국영 석유회사 NIOC의 대표단이 이번 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시노펙)·주하이전룽(珠海振戎) 등 국영 석유업체들과 원유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이란은 중국의 세번째로 큰 원유 수입처였으나 2012년 서방의 제재 압박을 의식해 수입량을 줄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