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또 백인 경찰관이 흑인 용의자를 총으로 쏴 살해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오클라호마주 털사 경찰 당국은 지난 2일 털사에서 발생한 흑인 용의자 총격 사건의 영상을 공개했다고 야후 뉴스, 뉴욕 데일리 뉴스 등 주요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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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 따르면, 털사 카운티의 로버트 베이츠(73) 예비역 부보안관은 당시 사복 경관에게 불법 총기를 팔려던 혐의를 받고 있던 흑인 용의자 에릭 해리스(44)를 뒤쫓아가 "엎드려"라고 외치며 몸싸움을 벌였다.
 
베이츠가 해리스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총성이 울려 퍼졌고, 베이츠로 추정되는 남성이 "오, 내가 그를 쐈어. 미안해(Oh, I shot him. I'm sorry.)"라고 한 음성이 영상에 담겼다.

총에 맞은 해리스가 "그가 나를 쐈어(He shot me. Oh, my God)"이라며 비명을 지르자, 또 다른 경관은 "당신이 XX 도망가니까 그렇지. 입 다물어(You f---ing ran. Shut the f--- up.)"라고 말했다. 또 해리스가 숨을 거두려 하자 이 경관은 "XX 숨을 쉬어(F--- your breath.)"라고 반응했다.

해리스는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후 털사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이 영상은 현장에 출동한 부보안관들의 선글라스에 부착된 '보디캠'(경관의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 sunglass cameras)'에 녹화된 것으로, 유족의 요구에 따라 대중에 공개됐다.

조사 결과, 전직 경관인 베이츠는 현재 보험사 중역으로 일하면서 부업으로 부보안관 업무를 함께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그는 자신이 권총이 아니라 테이저 건(전기충격기)을 쥐고 있었던 것으로 착각했다고 진술했다고 툴사 카운티 경찰 당국은 밝혔다.

당국은 베이츠가 더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의도된 행동절차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슬립 앤드 캡처(slips and capture)'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조사 결과를 제출받아 조만간 베이츠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노스찰스턴에서도 백인 경관 마이클 토머스 슬레이저가 달아나던 흑인 용의자 월터 스콧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시민 제보 영상이 7일 공개돼 큰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