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14일 오후 8시(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廣島) 공항에 착륙 직후 활주로에서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 23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고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사고기에는 한국인(50명)과 일본인(24명) 승객 74명·승무원 7명 등 총 81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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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9분 인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162편(에어버스 A320기)은 오후 8시께 히로시마 공항에 착륙한 뒤 활주로를 벗어나 정지했다.
아시아나 항공기는 동서 방향으로 약 3,000m에 달하는 활주로의 중간 지점에서 남쪽으로 수십 m 떨어진 풀밭에 정지했으며 엔진 등이 손상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나자 승객과 승무원은 전원 비상용 슬라이드를 이용해 기체에서 긴급하게 탈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타박상을 입은 승객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아시아나 여객기는 이탈 후 정지해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기체에서 탈출했으며 3명이 부상을 입었으나 모두 의식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사고 항공기는 착륙 중 공항의 지상 설비와 비정상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여객기가 착륙할 때 기체 뒷부분이 활주로에 접촉해 불꽃이 나왔다는 공항 측의 통보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사고 항공기에 타고 있던 한 승객은 "착륙 전부터 크게 흔들렸고 착륙 순간 튕기는 현상이 있었다"며 "엔진에서 불길이 나오는 것이 보였고 기내에 연기가 들어왔다"고 증언했다.
일본 국토교통성 관계자는 활주로 끝에 있는 높이 약 6.4m의 무선설비가 손상됐으며 사고 항공기의 꼬리 부분에도 마찰의 흔적이 있다고 밝혔다.
히로시마공항사무소와 히로시마현 경찰이 조사한 결과, 여객기에서는 왼쪽 주날개의 일부가 손상됐고, 엔진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 사고의 영향으로 히로시마 공항 활주로가 오후 8시 20분부터 폐쇄됐다. 이로 인해 히로시마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이 잇달아 결항하거나 도착지를 변경했다.
국토교통성은 이번 사건을 항공사고로 규정하고 운수안전위원회는 15일 항공사고 조사관 3명을 히로시마 공항에 보내 조사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서울 강서구 본사에 사고대책 본부를 가동했으며, 국토부도 아시아나항공 종합통제실에 조사관을 보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