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 북부 해안에서 전복을 채취하던 한인 3명이 파도에 휩쓸려 물에 빠져 숨졌다.

특히 이 중 한 명은 험한 파도 속으로 뛰어 들어가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또 다른 사람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사실이 알려져 미주 한인사회에 안타까움이 더하게 하고 있다.

13일 CBS 방송, N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2일 오후 한인 오태원씨, 신현국(존 신·49)씨 등 5명이 캘리포니아 주 캐스퍼 앵커리지만(샌프란시스코 북서쪽)에서 전복을 따러 바다에 들어갔다가 높은 파도에 휩쓸렸다.
 
근처에 있던 한 어부의 신고로 미 해안경비대와 소방관, 경찰관들이 출동해 2명을 구조했으나, 신씨와 오씨 등 한인 3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보트와 헬기까지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시신만 찾아내는 데 그쳤다.

시신 2구는 사건 직후 물에 떠 있는 상태에서 바로 건져내 수습됐고, 다른 1구는 약 3시간 30분이 지난 뒤 인근 해안의 암초 지대에서 발견됐다. 생존자 2명은 캐스파 코브의 해안 암벽지대에서 구조됐다.

멘도시노 소방국 관계자는 "이날 바다의 기상상태가 매우 위험할 정도로 안 좋았다"며 "이들 사망자들은 휘몰아치는 조류와 파도에 휩쓸려 바닷가의 날카로운 바위에 부딪힌 충격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 중 오태원씨만 변호사로 더블린에서 일식집도 운영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민이고, 빌딩관리업에 종사한 신씨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은행 관계자 한 명(53세)은 각각 조지아주와 뉴저지 출신이라고 멘도시노 카운티 경찰 당국은 전했다.

이들은 친구나 지인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씨의 주선으로 7명이 전복 수확을 위해 이곳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복 수확철을 맞아 휴가를 내고 함께 이곳을 방문해 휴가주택까지 빌려 전복 채취에 열을 올리다가 변을 당했다. 전복 시즌은 약 보름전부터 시작됐다.

특히 오 변호사를 포함한 5명이 바닷 속으로 들어갔다가 2명이 파도에 휩쓸려 나오지 못했고, 이를 본 오 변호사는 이들 중 1명을 구조해 인근 바위 위에 올려놓고 숨을 돌리는 사이 거대한 파도에 삼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두 개의 바위 사이의 좁은 바다에서 2ｍ가 넘는 파도가 덮쳐 물에 들어가기에는 매우 위험해 보였다"고 진술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전복은 미국에서 1파운드(454ｇ)당 125달러(한화 13만7,000원)에 팔릴 정도로 값이 비싸 매년 수천명이 전복을 따러 북부 캘리포니아 해안에 몰려든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과 11월 전복을 따러 캘리포니아 앞 바다에 들어갔던 시민들이 절벽에서 추락하거나 익사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멘도시노는 전복채취의 최적 장소로 유명한하지만 험한 해안지형과 거대한 파도가 자주 발생해 매년 전복을 채취하다 목숨을 잃는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