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중동 전쟁 조기 종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급락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전날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은 뒤 하루 만에 약 7% 하락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날 런던 거래에서 배럴당 7.15달러(7.2%) 하락한 91.81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6.26달러(6.6%) 떨어진 배럴당 88.51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두 유종 모두 약 11%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유가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Donald Trump) 대통령이 중동 전쟁이 "곧 끝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불안이 완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텍사스 석유 시추시설
(텍사스에 위치해 있는 석유시추공. 자료화면 )

"전쟁 곧 끝날 수 있다" 발언에 시장 반응

트럼프 대통령은 CBS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 상황에 대해 "전쟁은 매우 완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당초 예상했던 4~5주 일정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중동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됐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Vladimir Putin) 대통령 간 통화에서 전쟁 조기 종결을 위한 제안이 논의됐다고 밝히면서 유가 하락 압력을 키웠다.

공급 차질 우려 완화...'공포 프리미엄' 축소

시장에서는 전날 유가 급등이 과도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DBS은행의 수브로 사르카르 에너지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을 안정시켰다"며 "전날 상승이 과도했다면 이날 하락 역시 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동 원유 가격 지표인 두바이유와 무르반유는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실제 공급 상황이 크게 개선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러시아산 원유 제재 완화 가능성, 주요국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 전쟁 완화 기대 등이 동시에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이란 "중동 원유 수출 막겠다" 경고

반면 이란은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수출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 여전히 최대 변수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여전히 핵심 변수라고 지적한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는 이번 전쟁으로 해협 통과 선박 운항이 장기간 중단될 경우 세계 에너지 시장에 "재앙적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 체이스는 보고서에서 향후 2주 동안 최대 하루 1,2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G7 긴급 대응 논의

주요 7개국(G7) 에너지 장관들은 이날 긴급 회의를 열고 유가 급등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논의 대상에는 전략비축유 방출 여부와 공급 안정 조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안전한 원유 운송이 보장되지 않는 한 정책적 대응만으로 유가 안정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