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일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되고 지난해 그리스의 재정적자는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데다 그리스의 좌파 신정부와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의 구제금융 지원 협상까지 난항을 겪으면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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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했다. 투자 위험도가 매우 높은 CCC+ 등급은 디폴트 상태로 떨어질 수 있는 단계로 간주된다.
앞서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 위험도가 매우 높은 'CCC'로 2단계나 강등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같은날 그리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재정수지 적자는 63억6,000만 유로(약 7조3,721억원)로 지난해 GDP(1,790억8,000만 유로)의 3.5% 수준으로 기존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국가 재정이 더 악화된 것.
이런 가운데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다른 유럽국가들이 긴급 구제자금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디폴트를 선언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디폴트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아직 낮지만, 24일 예정된 유로존과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에 따라 디폴트라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의 좌파 신정부는 EU집행위와 IMF, ECB 등 채권단 트로이카가 요구하는 긴축 조치에 반발하면서 재정지원 조건을 완화해줄 것을 고집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15일 뉴욕의 미국 외교협회 회의에 참석해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다음 주에 해결책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협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ECB는 그리스에 시중 은행이 자금난을 겪을 우려가 있을 때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이 ECB의 승인을 받아 공급하는 '긴급유동성지원'(ELA) 금액 상한을 기존보다 8억 유로(9,300억원) 늘려 740억 유로(86조3,400억원) 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을 '언제 중단하겠다'라는 방침이 서 있는 게 없다고 확인하고, "모든 것은 유로존과 그리스의 협상 이후 상황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