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을 때 단 음식이 당기는 이유가 확인됐다.
설탕이 스트레스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 영양학교수 케빈 라우게로 박사는 18~40세의 여성 1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설탕이 첨가된 음료가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의 분비와 뇌의 스트레스 반응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의학뉴스 포털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6일 보도했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코티솔의 분비가 증가하는 경우 혈압이 상승하고 맥박수가 증가하며 혈당이 상승할 수 있다"며 "코티솔은 혈액 내에서 일정한 수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탕보다 당도가 1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함유된 음료는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험대상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11명은 12일 동안 아침, 점심, 저녁 식사 때 설탕 음료를, 나머지 8명은 아스파탐 함유 음료를 마시게 하고 실험 기간에는 과일주스를 포함, 다른 음료를 마시지 말도록 했다.
실험 전후에는 수학시험을 치르게 한 뒤 이로 인한 뇌의 스트레스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에 의한 뇌 조영과 함께 부신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 타액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설탕 그룹이 아스파탐 그룹에 비해 코티솔 반응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MRI 분석결과에서는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며 스트레스에 민감한 뇌의 기억중추 '해마'가 설탕 그룹에게서만 활성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해마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활동이 억제되는 것이 정상인데, 설탕 그룹에서는 이 같은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더 활발히 움직인 것.
라우게로 박사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당도가 높은 설탕과 탄수화물이 많은 위안음식(comfort food)에 끌리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람에 따라 스트레스에 과잉 반응을 보이거나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식습관의 차이에서 오는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심리적이나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습관적으로 설탕을 먹는 것은 비만 등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단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비만과 고지혈증에 걸릴 수 있다면서 열량이 낮은 사과나 감 같은 과일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내분비학회 학술지 '임상내분비학·대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