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입지에 변화가 없을 것처럼 보였던 세계은행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등장하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지면서 설립 이후 70년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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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세계은행의 이 같은 상황을 '스트레스테스트'라는 말로 표현했다. 스트레스테스트는 은행들이 급격한 경제 환경 변화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미 재무부 출신으로 오바마 1기 행정부 시절 미 정부와 세계은행 사이를 조율했던 스콧 모리는 "세계은행이 지금의 발전 모델을 고집한 채 방향을 틀지 않는다면 지속가능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스의 연구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자간 개발은행이 증자를 시행하면서 개발은행 전체 자산에서 세계은행이 차지하는 자본금 비중은 50%에서 39%로 추락했다.
모리스는 "세계은행은 AIIB가 거론되기 이전부터 아시아개발은행이나 아프리카개발은행 등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며 "전통적 의미의 개발은행의 역할에서 벗어나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최근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공격적으로 뛰어드는 등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70년동안 IMF와 함께 세계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회원국이 188개국으로 지난해 개도국 지원에 650억 달러를 썼다. 현재 전 세계 131개국에서 1만2,000명의 직원과 5,000명에 달하는 컨설턴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