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식당 여종업원의 뺨을 한 차례 툭 친 것은 성추행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연화 판사)은 강제추행죄로 기소된 A(5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3일(한국시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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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1심에서 지난해 5월 서울 중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술을 마신 뒤 계산하기 위해 여종업원(18)에게 신용카드를 건네면서 왼손을 뻗어 피해자의 오른쪽 뺨을 2∼3회 쓰다듬고 러시아 여자랑 놀 수 있는 나이트가 없느냐고 말해 성적 수치심을 준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그러나 검찰은 항소심 공소장에서 '뺨을 2∼3회 쓰다듬고'라는 내용을 '1회'로 바꿨다.
A씨는 "피해자의 뺨을 1회 툭 치듯 건드린 것으로, 뺨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부위로는 보기 어려운데 원심 판결은 피고인이 강제로 추행했다고 본 것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판결로 위법"이라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오른쪽 뺨을 왼손으로 툭 친 사실은 인정되나 행위가 지속한 시간은 1초 정도에 불과하고 뺨을 만진 것 이외에 성적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는 다른 행동으로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폐쇄회로(CC) TV에서도 피해자 뺨을 2∼3회 쓰다듬은 것이 아니라 1회 건드린 정도에 불과해 명백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만한 행태라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며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추행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러시아 여자 관련 질문에 대해서도 "피해자에게 불쾌한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 하더라도 가출한 러시아 처를 찾을 목적으로 질문했다는 피고인의 변론에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추행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