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뉴욕 증권가를 패닉에 빠뜨린 사상 초유의 주가폭락 사건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의 주범인 나빈더 싱 사라오가 영국 런던에서 체포됐다고 CNBC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혐의는 지난 2010년 5월 6일 미국 선물시장을 조작, 다우존스지수가 5분만에 무려 999.5포인트까지 폭락하는 '플래시 크래시(주식시장의 갑작스런 대붕괴)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순식간에 증발한 시가총액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대혼란에 빠졌다. 다우지수는 낙폭을 347포인트까지 줄인 채 마감했지만 이날 장중 하락폭은 월가 역사상 전후무후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당시 미 규제당국이 그의 활동내용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으나 대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22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또한 사라오가 런던 교외에 선물회사를 차리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불법 초단타 매매인 '스푸핑'과 '레이어링' 등을 통해 주가를 조작하여 4000만 달러에 이르는 차익을 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TFC),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당국은 등록된 브로커와 회사들을 주임으로 감독을 하는데, 사라오는 브로커로 등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4개의 회사를 세워 거래를 했던 것으로도 알려져 감시에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평범한 사람이 혼자 힘으로 미국 증권가를 온통 뒤흔들어 놓은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 살루찌 테미스 트레이딩 공동대표는 사라오가 이제야 검거된 것에 대해 "미심쩍인 구석이 있다"면서 공범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미국 금융당국은 "사건의 전모는 사라오가 미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때 드러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인인 사라오는 미국으로의 인도를 거부하고 있어, 실제 그가 미국 법정에 서게 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