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t에 달하는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찬 아파트 안에서 10대 아이들 2명이 나체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관문을 열자 현관문 바로 앞까지 수북이 쌓여있던 쓰레기가 복도로 쏟아져 나올 정도로 집안이 온통 쓰레기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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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L 빈 페트병 수백개, 먹다 버린 컵라면 용기가 담긴 비닐, 오물묻은 기저귀 등이 어른 가슴 높이만큼 쌓여 있어 '쓰레기 매립장'을 방불케 했다.
집안은 가득찬 쓰레기 더미로 인해 악취가 진동했고, 작은 방에는 쓰레기가 1.5m 높이로 쌓이기까지 했다. 이불과 침대는 곰팡이와 악취로 바로 쓰레기 장으로 버려야 할 정도였다.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마대자루에 한 삽 한 삽 퍼 담을 때마다 회색 먼지가 피어올랐다.
아이들을 이런 쓰레기더미에 방치한 엄마는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8년이나 일했고, 이후에는 보험회사를 다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4시 30분께 경기도 수원의 한 5층짜리 아파트에서 인근 주민이 "3층 아파트 베란다에 남자아이가 옷을 벗고 매달려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대원이 출동했지만 현관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이에 옥상에서 로프 등을 이용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쓰레기 더미 위에서 옷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은 10대 남매 2명을 발견했다.
출동 당시 여자아이는 베란다에 있던 남자아이의 발목을 줄로 묶어 붙잡고 있었다.
경찰이 뒤늦게 현장에 달려온 어머니 A(56)씨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남자아이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오빠(17)였고, 여자아이는 동생(15)이었다.
쓰레기 수거에 나선 권선구청 한 직원은 "화장실과 거실에 오물이 묻은 기저귀들이 나뒹굴고 있었고, 집안 곳곳에는 죽어있는 바퀴벌레 수십마리가 나왔다"며 "줄지 않는 쓰레기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기분이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수거된 쓰레기는 무려 6t에 달했다. 100L 봉투 200여 개에 담아야 할 정도였다.
한 주민은 "자폐증을 앓는 남자아이가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일으키는 일이 자주 있었다"며 "(우리) 아파트 주민들은 오래 지내서 웬만하면 이해하고 넘어가는데, 다른 아파트 주민이 아이가 베란다에서 알몸으로 소리를 지르는 것을 보고 신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집 아들이 평소 옷을 벗고 소란을 피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장애를 앓고 있는 등 사정이 딱해 위험하거나 시끄러운 경우만 아니면 이해하고 넘어갔다"면서 "복도를 오가면서 악취가 나긴 했지만 집 안에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쌓여있었는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어머니인 A씨는 남편이 수년 전 집을 나가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는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경리로 일했고, 이 후에는 보험회사를 다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8년간이나 경리로 일했던 것도 집을 나간 남편 대신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A씨의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주민들 덕이었지만, A씨는 경리로 일하면서 공금 1,900여만원을 횡령했다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A씨에 대해 아동학대 의심 신고도 했지만 딸이 "불편하지만 그런 일(아동학대)은 없다"고 말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또 A씨의 집안 정리가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아 집안 청소를 해주겠다고 수년 전부터 제안했지만 A씨가 계속 거부했고, 경리로 일할 때도 처음 2∼3년 동안은 문서 정리도 잘하고 사무실도 깨끗하게 유지했지만 어느 순간 사무실도 쓰레기로 가득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쓰레기 더미에 10대 자녀를 방치한 것을 학대 행위로 보고 A씨를 형사입건할 예정이다. A씨를 아이들에게 접근금지시키는 임시조치를 법원에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 보호가 우선이라고 판단, 오빠를 모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동생은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입소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