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이 28일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침략 역사 및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부인을 규탄하고 일본 정부의 '역사 세탁'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바로 그 장소 앞에서 바로 그 시간에 홀로 시위를 벌인 것.
김 의원은 또 내일(29일)은 아베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이 열리는 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또 워싱턴D.C. 여러 곳에서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새누리당 국제위원장인 김 의원은 28일 백악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사진이 붙은 플래카드와 아베 총리가 2013년 5월 일본의 생체실험 부대인 731부대를 연상케 하는 731 편명의 전투기 조종석에 앉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찍은 기념사진이 담긴 플래카드 2개를 내걸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김 의원은 1인 시위 배경에 대해 "일본은 다른 나라는 몰라도 미국이 뭐라 하면 듣는 시늉이라도 한다"면서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생각을 하는 미국 시민들에게 제발 '이웃을 신경쓰라'는 말 한마디를 아베 총리에게 해 달라고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1인 시위를 통해 "아베 총리는 과거사를 직시하고 역사 세탁을 즉각 중단하라. 전범한테 경의를 표하는 것도 당장 그만두라"면서 "그것이 전후질서를 인정하는 것이며, 만약 지금처럼 역사를 계속 부정하면 모든 것이 무효가 되고 일본에도 장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군이 꽃다운 젊은 여성들을 강제로 끌고 가 성노예로 삼았는데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로, 아베 총리는 지금이라도 공식 사과를 해야 한다"면서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한 분 한 분이 나이가 더 들어 세상을 뜨기 전에 아베 총리는 공개 사죄함으로써 이분들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시위 중 관심을 가지는 이들에게 위안부 피해와 731부대의 만행 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4일에는 조 바이든 상원의장, 존 베이너 하원의장,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 미 의원 10여 명에게 아베 총리와 현 일본 정부의 과거사 부정, 수정주의 역사관의 잘못을 지적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김 의원은 서한에서 위안부 문제 부정,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아베 총리의 빗나간 역사관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제시하며 "한국과 일본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실현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요인인 만큼 일본은 이웃국가와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 정부 지도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로운 기회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아베 총리가 과거의 잘못을 변명하고 역사를 호도하는 시도를 한다면 그에게 주어지는 영예로운 기회는 불명예로 바뀌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투사'라는 별명을 가진 외교관 출신의 김 의원은 지난 총선 때 처음 국회에 입성한 초선이지만,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한미 FTA 협상을 주도해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