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28일 1면 기사와 사설을 통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과거사 사죄를 요구하는 한편, 아베 총리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줘 한일간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 비판했다.

WP는 이날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침략의 최후 생존 피해자인 한국의 '위안부들'은 그들의 세대가 무대에서 나가기 전 명확함을 원한다"며 그러나 "아베의 행적은 그런 명확함을 확약하기에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방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등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전쟁시기 일본의 가해 행위에 대해 "일본의 '이해와 반성'(understanding and remorse)을 재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아베 총리의 과거사 사죄를 요구했다.

WSJ는 1면 기사에서도 미일 정상회담의 성공은 아베 총리가 더욱 자극적이고 지정학적인 문제, 즉 일본 제국주의 전쟁의 과거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전쟁 당시 일본의 행동에 대해 보내는 이중적인 신호는 지난 50년 이상 평화주의 행보 이후 동북아지역 안보의 측면에서 일본의 역할을 다시 강화하려는 그의 시도와 맞물려 중국, 특히 미국의 또 다른 주요 동맹인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WP는 "2012년 아베 총리가 재집권하고서 한일관계는 불신과 신랄한 상호비난으로 점철돼왔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양국의 불편한 중재자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특히 (이번 정상회담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 총리로는 최초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등 아베 총리를 위한 레드카펫을 깔아줌으로써 한일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교과서는 과거 잔악한 행위에 대해 잘못 기술하고 있고, 아베 총리는 2013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바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아베 총리는 그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거듭 확인했다고 주장해왔지만, 그것이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한국인들을 만족시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WP는 "백악관 관리들은 이 문제가 미군이 제3국에서 위협받았을 때 일본 자위대가 군사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위협력지침 개정 등 미일 정상회담의 구체적 성과에 암운을 드리울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며 "관리들은 비공식으로는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아베 총리에게 과거사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사죄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