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체포된 후 치명적인 척수 손상으로 숨져 볼티모어 폭동사태를 촉발시킨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25)의 사망원인이 경찰에 의한 '살인'으로 밝혀졌다.
메릴랜드 주 검찰청의 매릴린 모스비 검사는 1일 오전 볼티모어 시청 앞에서 "여러 증거와 정황상 경찰관들이 그레이를 연행하는 과정에서 가혹 행위를 해 사실상 살해한 것으로 결론냈다"며 이같이 발표하고 관련 경관 6명을 2급살인, 과실치사, 폭행, 불법체포 등의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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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그레이 죽음으로 폭동이 이어진 지 거의 2주 만이다.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경관은 체포 당일인 지난 12일 그레이를 압송한 밴 차량 운전자 시저 굿슨(45) 경관 1명이며, 나머지 5명의 경관은 과실치사나 폭행, 불법체포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모스비 검사는 이날 조사 결과 발표에서 "그레이가 지난 12일 체포됐을 당시 여러 차례 치료를 요청했지만, 경찰들이 하지 않았다"며 "그레이에 대한 체포가 불법적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그레이가 바지 주머니에 '잭나이프'를 소지하고 있어 제포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해당 나이프는 불법적 흉기가 아니며 나이프의 소지가 체포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모스비 검사는 "철저하고 독립적인 수사와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볼 때 해당 경관들을 기소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믿게 됐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그레이 사망과 관련해 가해 경관들을 기소하는 등 속전속결로 대처함에 따라 방화와 약탈 등을 포함했던 볼티모어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폭동사태가 진정될 지 주목된다.
지난 12일 체포된 그레이는 체포 현장에서 경찰서로 이동하는 사이 압송 차량 안에서 의식을 잃었고 척수 손상으로 수술을 받았으나 일주일 뒤 숨졌다.
특히 체포 과정에서 2명의 경관이 그레이의 등을 무릎으로 누르며 제압하고서 축 처진 그레이를 경찰차로 끌고 가는 장면을 찍은 일반인의 동영상이 공개돼 경찰의 과잉행동 논란이 일었고 이것이 폭동을 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