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바람'으로 인해 패스트푸드 업계가 위기에 빠진 가운데 맥도날드가 살아남기 위해 초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다.

스티브 이스터브룩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4일 23분짜리 비디오 영상을 통해 전 세계 직영점 3,500곳을 프랜차이즈(가맹점) 형태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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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터브룩 CEO는 "가맹점을 늘려 회사의 자금 사정을 더욱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형태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당초 맥도날드는 3만6,000개 가량의 전 세계 매장 가운데 본사 직영점 1,500곳을 2016년까지 가맹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었는데, 전환 본사 직영점 수를 두 배가 넘게 늘렸다. 기간도 2018년까지 2년 더 늘렸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체 매장의 90%가 가맹점으로 전환되게 된다.

맥도날드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영업비용이 연간 3억 달러(3,243억 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스터브룩 CEO는 아울러 전 세계 해외 매장을 7월부터 매출 비중 등을 기준으로 4개로 세분화해 차등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맥도날드 전 세계 매장은 앞으로 ▲내수시장(미국, 매출 비중 40%) ▲호주·캐나다·프랑스·독일·영국 등 국제선도시장(매출 비중 40%) ▲중국·이탈리아·폴란드·러시아·한국·스페인·스위스·네덜란드 등 고속성장시장(매출비중 10%) ▲기타 주요시장 등으로 나뉘어 차별적으로 관리된다.

이스터브룩 CEO는 이같은 고강도 구조조정이 맥도날드의 형편 없는 실적 때문임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스터브룩 CEO는 이번 구조조정 배경에 대해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맥도날드의 최근 실적은 아주 형편없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22일 기준으로 개장 13개월 이상된 전 세계 매장의 1∼3월 매출이 2.3% 떨어지는 등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장인 미국에서의 매출이 2.6% 감소한 가운데 고속성장시장으로 분류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무려 8.3%나 감소하며 맥도날드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1분기 순익도 8억1,150만 달러(8,75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억 달러에 비해 무려 32.6%나 급감했다.

'웰빙 바람'으로 인해 위기에 빠진 맥도날드는 지난 1월 말 도널드 톰슨 CEO를 2년반 만에 해임하고 스티브 이스터브룩을 새 CEO로 영입했다.

취임 이후 이스터브룩 CEO는 '항생제 닭고기'를 쓰지 않기로 하고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새 메뉴를 내놓는 것은 물론 미국 내 직영 매장의 직원 급여인상을 단행하는 등 '정크푸드'를 파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이에 웰빙이 대세가 되면서 패스트푸드업체가 점점 사양길로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