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창업보육 공간인 '구글캠퍼스'가 서울에 둥지를 틀면서 국내 창업·벤처업계에 새로운 활력이 일고 있다. IT를 중심으로 한 창업과 벤처 열기가 다시 한 번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선진 창업보육 시스템을 갖춘 '구글 캠퍼스'가 8일(한국시간) 서울에 문을 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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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는 첫 번째이며, 전 세계에서도 런던과 텔아비브에 이어 세 번째다. 그만큼 한국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의미다.

구글캠퍼스가 아시아 지역 내 첫 캠퍼스 거점으로 서울을 택한 것을 두고 현 정부가 '창조 경제'를 모토로 창업·벤처 생태계 조성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한국의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생태계가 풍성해지는 등 한국이 창업·벤처를 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국제적 인정을 받아 구글 같은 글로벌 IT기업이 투자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내 신설법인 수는 2013년 7만5,574개에서 작년 8만4,697개로 늘어 처음으로 8만개 시대를 열었고, 신규 벤처투자액도 2014년 1조6,393억원으로 2000년대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제2의 창업·벤처붐이 형성되고 있다.

이날 카림 템사마니 구글 아·태 지역 총괄 사장은 "서울은 전 세계 어떤 국가보다도 스마트폰 이용자가 가장 많고 인터넷과 상거래 속도는 가장 빠른 흥미진진한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됐다"면서 국민 창의력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높은 특허 보유 수, 다른 국가에 비해 3년 정도 앞선 신기술 수준 등을 근거로 "한국이 세계 모바일 미래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1990년대 서울 근무할 당시 인터넷을 처음 써본 경험담을 전하면서 20년 뒤 다시 찾은 한국의 IT 인프라 수준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에서 요즘이 창업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며 "인수나 기업공개(IPO), 자원·노하우·네트워크 부족, 글로벌 시장 진출의 어려움 등이 있지만 이럴수록 스타트업의 입지를 강화해 미래 포부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매리 그로브 구글 창업가 지원팀 총괄도 "서울의 번창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높은 성장 가능성, 다양한 멘토링과 교육이 가능한 구글의 현지 인적 자원 등이 서울을 세 번째 캠퍼스 설립지로 택한 배경"이라며 한국을 구글캠퍼스의 아시아 거점으로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구글 캠퍼스 서울 개소로 인해서 앞으로 국내 유망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지원이 강화돼, 창업활성화가 기대된다. 한국 사회의 심각한 경제·사회 문제 중 하나인 청년 실업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캠퍼스는 구글이 본사 차원에서 운영하는 개발자와 창업기업 지원 시설로, 지난 2012년 영국 런던 캠퍼스와 같은해 12월 이스라엘 텔아비브 캠퍼스에 이어 이번에 세번째로 서울에 세워지는 것인데 지난 2013년 4월 박근혜 대통령과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의 만남 이후 설립 논의가 시작돼 작년 8월 구글이 설립을 공식 발표하고 추진돼왔다.

현재 구글 캠퍼스 런던에는 회원 4만여명에 스타트업 2천개가 참여하고 있으며 매주 구글멘토링과 투자자 만남, 스타트업 간 아이디어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텔아비브의 구글 캠퍼스에서도 애플리케이션 테스트와 마케팅 지원, 해커톤 대회 개최 등을 통해 현지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돕고 있다.
 
서울 구글 캠퍼스에서는 약 2천㎡ 규모로 조성된 구글 캠퍼스에는 8개 스타트업의 입주 공간과 함께 여러 형태의 회의실과 소통 공간이 마련됐다.

구글캠퍼스 서울에서는 국내·외 창업보육기관과 협력, 구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스타트업 1대1 멘토링을 비롯해 세계 스타트업 허브 간 교류 프로그램이 개발돼 운영된다. 해외 구글캠퍼스 및 구글 창업지원 파트너와의 교환 프로그램 등 교류 기회도 제공된다.

'캠퍼스 에듀(EDU) 워크숍'을 통해서는 초기 단계 기업을 위한 비즈니스 노하우와 디자인, 마케팅, 법률, 재정, 기술 등에 관한 특강이 열린다.

아울러 자녀를 둔 엄마를 위한 창업지원도 이뤄진다. 엄마가 맞춤형 창업교육을 받는 동안 아이에게는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며 캠퍼스 내 수유실도 마련됐다.

구글 캠퍼스가 서울에 문을 세워짐에 따라 앞으로 한국 스타트업의 역량 강화와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 캠퍼스 서울이 이날 공식 개소에 앞서 지난달 14일부터 3주간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베타 운영한 결과 1,000명이 넘는 창업가들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2,800명 이상이 캠퍼스 서울 주관 행사에 참가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회원들의 국적은 총 28개, 여성 비율은 22%로 국적, 성별 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캠퍼스 서울 입주사 전용 공간에는 현재 실시간 카메라 필터 앱 '레트리카'를 만든 벤티케익, 영어 글쓰기 도우미 서비스 '채팅캣' 등 8개 스타트업이 자리를 잡았다.

입주하는 스타트업은 캠퍼스 서울의 협력사인 창업 종합지원 공간 '마루180'이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 기술력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입주사 대표로 나온 김용경 채팅캣 대표는 "함께 입주한 다른 스타트업과 정보를 나누면서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할 수 있고 여성 창업 멘토를 만날 기회가 많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구글에서 우리나라 개발자와 벤처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세계에서 세번째, 아시아 최초의 구글 캠퍼스 설치로 화답해 줘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구글 캠퍼스 서울은 한국의 잠재성장력을 높이 평가하고 미래에 투자하고자 하는 구글의 탁월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2000년대 이후 긴 침체기에 빠졌던 국내 벤처 생태계가 다시 생기와 활력을 되찾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창업허브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사상 최초 신설법인 수 8만개 돌파, 세계은행의 창업환경 평가순위 상승, 세계적 ICT기업의 국내 벤처기업 투자 확대, 민간 창업보육 전문기업·클러스터 출현 등 '제2의 창업·벤처 붐'의 구체적 사례를 소개하며 "긍정적 변화의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는 창업의 질적 측면에 보다 초점을 맞춰서 기술창업, 글로벌창업, 지역기반창업을 적극 유도하고 정부지원사업도 시장 친화적이고 글로벌 지향적으로 개선해 민간 주도의 벤처 생태계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전국 곳곳에 설치되고 있는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구글캠퍼스 같은 글로벌기업 프로그램, 그리고 민간 창업보육 생태계의 장점을 잘 결합해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만들어갈 것"이라며 "창의적 아이디어나 기술이 있는 국민이라면 전국 어디에서나 세계 최고 수준의 창업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창조경제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