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은 13일 전체회의에서 임신 20주 이상 여성에 대한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이 주도한 이 법안은 찬성 242, 반대 184표로 의결됐다.

공화당에서 4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찬성표를 행사했고, 민주당에서는 거의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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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공화당은 임신 20주 이상 여성에 대해 낙태를 금지하되 성폭행 피해자의 경우 피해 사실을 입증할 만한 보고서를 경찰에 제출하도록 하는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당내 여성의원들의 반발로 처리를 연기했다.

이번에 통과된 수정 법안에는 피해 사실 입증 보고서를 경찰에 제출하는 부분이 삭제되고, 대신 의사의 치료 및 상담을 거친 후 낙태 시술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모든 아이는 신이 주신 선물"이라며 낙태 금지법안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이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의 표를 의식해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원에 이어 상원이 이 법안을 처리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상원을 통과해 행정부로 넘어오더라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14일 트위터에 공화당 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여성의 건강문제에 관한 한 두 종류의 전문가가 있다. 바로 여성 자신과 그들을 치료하는 의사"라면서 "이는 40년 이상 지속돼 온 진실이고 지금 이 순간도 진실"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40년 이상 지속돼 온 진실' 발언은 미 연방대법원이 1973년 '로우 대 웨이드' 사건 판결에서 임신 후 6개월, 즉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한 결정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