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의 전설 B.B.킹이 지난 14일 라스베가스 자택에서 지병인 당뇨로 인해 향년 89세로 생을 마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킹의 변호인인 브렌트 브라이슨은 "그가 저녁 9시 40분께 자택에서 잠자던 중 평온하게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라스베이거스 자택에서 호스피스 케어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CNN 방송도 고인의 딸인 패티 킹을 인용해 킹이 당뇨로 인한 탈수 증상으로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의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본명이 라일리 B. 킹인 그는 비주류이던 블루스 음악을 주류로 끌어올린 기타리스트 겸 가수였다. 또한, 그는 그래미 평생공로상,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폴라 음악상', 대통령 훈장을 수상했고 '블루스 명예의 전당'과 '록 앤드 롤 명예의 전당'에 모두 헌액되며 '블루스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1925년 미시시피 주의 가난한 목화 농가에서 태어났고, 교회 성가대원으로 활동하다 전도사였던 삼촌으로부터 기타를 배우면서 처음 음악과 인연을 맺었다. 그러다 멤피스 지역 라디오 방송에서 디스크자키로 활동하며 '빌 스트리트 블루스 보이' 또는 '블루스 보이'라는 애칭을 얻게 된 킹은 '블루스 보이'의 머리글자를 딴 'B.B. 킹'이라는 이름으로 1949년 첫 번째 싱글 '미스 마사 킹'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대표곡인 '더 스릴 이즈 곤'으로 1970년 첫 번째 그래미상을 받은 킹은 30차례 그래미상 추천 명단에 올라 15번이나 수상했다. 그 중 두 차례는 2000년대에 수상했을 정도로 60년 이상 왕성한 음악활동을 펼쳤다.

비브라토 주법으로 유명한 그의 기타 연주와 노래는 에릭 클랩튼, 셰릴 크로, 스티비 레이 본 등의 후배 뮤지션들에게도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1년에 100회 이상의 공연을 할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킹은 당뇨 증세가 심해지면서 지난해 10월 시카고 공연과 나머지 일정을 취소하며 건강에 적신호를 보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