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들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 2위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23년째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온 인텔과의 격차를 역대 최소 수준으로 좁히는데 성공했는데,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2년 내에 인텔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분야에서는 인텔처럼 22년째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절대 강자'로 군림해왔지만 마이크로프로세서(MPU)와 시스템반도체 등 시장규모가 메모리 분야에 비해 4배인 비메모리 분야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며 이 분야 강자인 인텔에 밀려 종합 순위에서는 2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이후 PC에만 집중해 온 인텔이 스마트폰 반도체 분야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을 통해 메모리 분야뿐만 아니라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점유율을 크게 높이며 인텔을 위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마이크론을 제친 데 이어 퀄컴마저 추월할 태세다.
22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Insight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도체업체 매출(팹리스·파운드리 모두 포함)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93억3,6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87억9,700만달러에 비해 6% 증가하며 변함 없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도 1분기에 116억3,2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늘 그렇듯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의 116억6,600만달러에 비해 매출이 소폭 감소하면서 삼성전자와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삼성전자가 조만간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선전도 눈에 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43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의 35억700만달러에 비해 무려 25%나 급증했다.
미국의 마이크론(40억7,000만달러,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을 제친 것은 물론 4위 퀄컴(44억3,400만달러,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IC인사이츠는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시장에서 계속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면 올해 연간으로는 퀄컴을 뛰어넘어 종합순위 4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가 21일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에서도 올해 1분기 인텔이 13.3%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2.1%포인트 뒤처진 11.2%로 2위에 올랐다. 퀄컴(5.2%)이 3위, SK하이닉스(5.1%)가 4위를 차지했는데, 격차가 불과 0.1%포인트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