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세의 여성이 한 달 반 정도 계속 허리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찾아왔습니다. 원래 조금 허리가 아프곤 했는데, 그리고 조금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곤 했는데, 지금은 한 달 반이나 점점 심해지고 낫지 않아서 조금 걱정이 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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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벌써 내과를 다녀오고, 허리가 아픈 것은 척추문제거나, 신장에 이상이 없으면 자궁 문제일거라는 생각을 대강하고 있었습니다. 내과에서 MRI를 벌써 찍어서, 허리디스크(disc) 같은 문제는 없다고 진단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디스크가 없더라도 다른 허리 문제도 없고, 허리를 무리하게 써서 허리를 다치게 한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물론 MRI상으로 콩팥 모양도 정상이라고 했고, 피검사로 신장 기능도 아주 정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소변검사로 혹시나 방광에 염증이 생겨서 오줌줄을 타고 신장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가망성도 다 타진해 보았다고 했습니다. 결국 내과에서 살펴볼 것들을 다 살펴보고, 이제 혹시 산부인과 병이 있는가 알아보려고 오신 것입니다.

과연 이 분이 무슨 일로 이렇게 허리통증이 한 달 반이나 점점 더 심해진 것일까요? 일단 이 분이 산부인과에서 마지막 검사하신 게 3년 전이라고 하니까, 자궁암 검사를 먼저 하고, 초음파로 자궁, 난소, 나팔관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이 분에게서 자궁에 없던 5cm짜리 섬유종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섬유종근종(fibroid tumor)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데, 자궁출혈을 심하게 하거나, 그 자체가 아프거나, 갑자기 커지거나, 아니면 다른 장기를 눌려서 불편하지 않으면 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허리통증이 점점 심해지니까 이 혹은 없어져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섬유종근종은 양성종양이고 암이 아닙니다. 이 혹은 위치에 따라서 불편한 증세가 다른데, 자궁 앞에 쪽으로 있을 때 방광을 누르고, 빈뇨증, 즉 소변을 자주 보게 하고 불편하게 만듭니다. 이 분의 경우에는 자궁의 뒷쪽에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5cm라는 크기 때문에 척추를 눌러서 점점허리가 더 아프고, 이 허리통증으로 도저히 의사를 안 볼 수 없게 된 상태입니다. 이 분은 그냥 이혹을 없애면 허리통증에서 해방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확실한 답을 찾았지만, 이 분은 걱정이 더 된다고, 꼭 수술을 해야 하냐고 했읍니다. 일단은 섬유종에 에스트로겐 수용기(estrogen receptor)가 있는 경우에는 약을 써서 이 사용기를 막아주면, 한 달 정도 두고 보면 혹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조금 기다려서 폐경이 되면 에스트로겐 생성분비가 없어지고, 수술을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벌써 폐경기에 왔으니까 이 약의 큰 효과는 기대할 수 없고, 결국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폐경을 한 경우에도 몸의 지방질 등에서 여성호르몬이 만들어 지니까 일단은 약을 써보고 한 달 후에 다시 혹의 크기를 재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혹이 암이 아니니까 긍정적 생각을 하고, 약을 먹어보면서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난소암이나, 큰 난소종양이나, 골반염이나, 다른 여성장기암이나, 골반유착증같은 골치 아프고 해결이 힘든 케이스들도 허리통증을 부를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잘 말씀드리고, 열심히 약 잘먹고, 다음달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박해영 산부인과 원장 (Peter H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