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기업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지난 19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노동에 징용된 미군 포로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기무라 히카루 미쓰비시 머티리얼 상무를 비롯한 회사 대표단은 이날 오후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에서 징용 피해자인 제임스 머피(94) 씨를 만나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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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 상무는 이날 "2차 대전 당시 미국 징용 피해자 900여 명은 미쓰비시 탄광 등 4곳에서 강제노역을 했으며, 그 과정은 혹독했다"면서 "머피 씨를 비롯한 미국 전쟁포로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미쓰비시는 앞으로 이 같은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나가 있는 미쓰비시는 인권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시몬 비젠탈 센터의 부소장이자 랍비인 아브라함 쿠퍼는 "오늘 이 자리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이어 기무라 상무와 머피 씨는 쿠퍼 랍비의 중재로 사과와 용서를 뜻하는 악수를 하기도 했다.
일본 대기업의 2차 대전 당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며,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이번 사과는 일본 정부의 과거사 부정과 집단자위권법 강행 등으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고, 다음달 2일 제2차 대전 종전 70주년을 앞두고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행사이후 언론과의 일문일답에서 미쓰비시만 유독 사과에 나선 이유, 아베 총리의 과거사 인식,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관한 질문을 가졌다.
오카모토 유키오 미쓰비시 머티리얼 사외이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그것은 이미 1995년 종전 50년 '무라야마(村山)담화'와 2005년 종전 60년 '고이즈미(小泉)담화'에 들어가 있다"고 언급을 피했다. 오카모토 사외이사는 아베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내용을 논의하기 위한 자문기구인 '21세기 구상 간담회' 위원이기도 하다.
한편, 현재 한국의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은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