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페이스북 등 미국의 거대 정보통신(IT) 기업들이 법원이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매긴 배상금이 지나치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에 동조하며 '삼성 편들기'에 나섰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구글과 페이스북, 델, 휴렛패커드(HP), 이베이 등 미국 IT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과 관련해 배상금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고 주장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지지하는 '법정 조언자' 의견서를 지난 1일 법원에 제출했다고 인사이드소시즈를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지난 5월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일부를 모방했지만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특허를 침해한 것은 아니라며 1심에서 트레이드 드레스 특허를 침해했다며 매겼던 배상금 3억8,000만 달러를 제외한 배상금 5억4,8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지난 2012년 8월 1심의 배상금 10억5,000만 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침해한 특허에 비해 배상금이 과도하다면서 배상금 산정 기준에 이의를 제기하고 법원에 배상금 규모에 대해 전원합의체 재심리를 요청했다.

삼성전자가 침해한 특허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있어 필요한 수많은 기술들 중에 일부인데 배상금 규모는 스마트폰 판매 수익의 전부에 가까워 불합리하다는 것. 

트레이드 드레스는 제품의 색상, 모양, 크기 등 상품의 고유한 이미지를 나타내는 복합적인 요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애플은 삼성전자가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형태, 화면 윗부분의 좌우로 긴 스피커 디자인 등을 모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는 의견서를 제출한 구글과 페이스북 등 IT 기업들도 현재 특허법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이들 IT 기업들은 의견서에서 "스마트 TV를 예로 들면 수많은 부품이 투입되고 아주 복잡한 기술이 적용된다"며 "중요하지도 않은 부품 하나가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고 해서 스마트 TV 판매에 따른 모든 이익을 몰수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법원의 이번 결정은 매년 기술적인 부분과 다른 요소들에 큰 연구비를 투자하는 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애플은 지난 2011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와 갤럭시S2 등이 애플의 제품 디자인을 모방했다면서 특허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지루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