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애나주의 한 영화관에서 23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범인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일어나 말없이 총기를 난사한 후 자살했다.
CNN, NBC, AP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20분께 루이지애나주 라파예트에 있는 영화관 '그랜드 시어터' 안에서 59세 백인 남성이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일어나 관객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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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최소 13발 이상을 발사, 관객 2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그는 첫 번째로 총기를 난사한 후 재장전 해 한 번 더 총격을 가했다.
총기난사에 놀란 관객들이 영화관을 빠져 나가자 그도 함께 일반 관객들 속에 섞여 도망치려 했으나, 주차장에 경찰이 있는 것을 보고 다시 영화관 안으로 들어와 자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총기 난사로 인한 피해자의 연령대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며, 일부는 중태에 빠져 사상자가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부상자 중 3명의 상태는 위중하고, 수술을 받은 1명의 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파예트 경찰은 2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숨진 용의자의 이름을 존 러셀 하우저(John Russell Houser)라고 발표했다.
앨라배마 주에서 온 '떠돌이'인 그는 극장 인근 모텔에서 수 주간 머물렀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그는 이혼한 이후 남부의 여러 주를 전전하며 떠돌이 생활을 했는데, 법원은 전처와 딸은 그를 매우 두려워해 2008년 접근금지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는 반정부적이고 반미디어적인 관점을 보여주는 수백건의 메시지를 웹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2006년에는 방화로 체포된 범죄 전력이 있었고, 2008년과 2009년에는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범행 동기와 그가 루이지애나주로 온 이유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영화관에는 300명 정도가 있었으며, 최근 개봉된 코미디 영화 '트레인 렉'(Train Wreck)이 상영되고 있었다.
목격자들은 하우저가 영화를 보다 갑자기 일어나 총을 난사한 뒤 일반 관객에 섞여 극장을 빠져나와 도망가려 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하우저가 주차장에 있던 경관 2명을 목격하고 나서 다시 극장으로 돌아가 자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목격자 캐티 도밍게는 AP통신 인터뷰에서 "펑 소리가 나서 폭죽인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든 백인이 일어서 아래로 총을 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범인은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았고 사람들도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며 "신발과 지갑도 못 챙긴 채 도망쳐 나올 때까지 6차례 총성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이번 사건 발생 후 브리핑에서 "주지사로서, 아버지, 남편으로서 이런 무분별한 폭력사건 소식을 들을 때마다 분노와 슬픔을 함께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총기규제 법안이 좌절된 게 임기 내 가장 뼈아픈 좌절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9·11테러 이후 테러로 숨진 이들이 100명도 채 안 되지만 총기를 사용한 폭력에 사망한 이들은 수만 명에 달한다"면서 "총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우리의 현재 상황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2012년 12월 코네티컷 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로 어린이 20명이 숨진 이후 총기규제 법안이 계속해서 추진되고 있지만, 미국 최대의 로비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의 강력한 반발에 의회에서 통과가 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