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4일 기업의 분기별 단기 실적 집착과 보너스 잔치 등이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회사와 노동자는 고통당하는 반면 주주들과 고위 임원들은 부를 축적한다면서 미국 기업들과 금융중심지 '월가'의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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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전 장관은 구체적으로 기업이 분기별 단기 실적에 집착하면서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들의 이득을 극대화하려고 하면서 먹튀식의 단기 투자가 횡행하는 최근의 경향을 비판하면서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자본이득세를 올리는 세제개편안을 제시했다.
지난 13일 중산층 소득 향상과 월가 규제에 초점을 맞춘 경제 구상을 발표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경제 관련 정책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뉴욕대학교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의 기관투자자들은 '먹고 튀는' 한탕주의 관행을 철폐하는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과 투자를 희생시키면서 단기 투자를 부추기는 현재의 관행은 중단돼야 한다. 현재의 미국 세제 관련 법률은 기업과 은행들이 단기 차익만을 노리도록 허용하거나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기업활동, 임금, 미국 경제 모두에 해로운 일"이라면서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은 물론 중산층의 소득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주주들로부터의 압력을 의식해 높은 분기별 단기 실적에 집착하는 것에 대해 "이런 시스템은 균형을 잃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특히 "회사와 노동자들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도 회사의 고위직 임원들만 부를 축적하는 잘못된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해마다 월가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고위직의 막대한 '보너스 잔치'를 문제삼았다.
또 "정부도 이미 번창하고 있는 정유업계 등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정책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러면서 이날 자본이득세 개편안을 제시했는데, 현재의 2년이 아닌, 6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자본이득세를 낮추는 증세안이다.
현행 세제는 첫 1년간 39.6%를 부과하고 2년째부터는 20%로 떨어뜨리고 있는데, 클린턴 전 장관이 내놓은 것은 자본이득세를 첫 2년 동안에는 소득세율과 같은 39.6%로 유지한 뒤 3∼6년 구간에서 36%→32%→28%→24%로 단계적으로 낮추다가 6년 이후부터 20%로 유지하는 방안이다.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 전 장관의 방안이 2년째 자본이득세율이 현재의 거의 2배인 점을 주목하면서, 이는 민주당 내 진보적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