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패닉에 빠진 가운데 중국 당국이 주저앉은 증시를 지키기 위해 또 다시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증시 개입이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 시장에서는 극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Like Us on Facebook

오히려 중국 당국의 노골적인 개입으로 지난 2주간 증시가 회복세를 보인 것이 차익 실현 매도를 부추겨 시장을 더 뒤흔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증시가 한 번 무너지면 당국 개입 효과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증시 충격이 중국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심각하지 않지만 투매가 이어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의 증시 개입에 대해 "중국 증시가 더는 진정한 시장이 아닌, 정부 운영 시스템으로 전락했다는 노골적인 비판까지 나온다"고 보도했다.

CNN 머니는 중국 증시 폭락과 관련, "증시가 또다시 극도의 공포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증권금융공사(CSFC) 대변인은 27일 앞서 공사가 증시 부양을 위해 증권업계에 푼 자금을 조기 회수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면서 더 많은 자금이 공급될 것임을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시장에 먹혀들지 않는 모습이 완연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7일 캐피털 이코노믹스 보고서는 "중국 증시 붕괴 교훈은 '시장이 한 번 무너지면, 당국이 개입해도 효과가 일시적일 수밖에 없음'을 거듭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모든 관련 지수 선물이 이날 하한인 10%까지 주저앉은 것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입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비판도 나왔다.

보세라 자산운용의 위진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당국 개입으로) 지난 2주 증시가 꾸준히 회복됐기 때문에, 외국 투자자와 중국 기관 투자자가 차익 시현을 위한 매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기에 시장 신뢰가 여전히 불충분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신용 대출이 늘어나지 않은 점과 신규 자금 유입이 지난 5∼6월에 비해 여전히 크게 못 미치는 것도 중국 증시가 늪에서 헤어나기가 어려울 것임을 예고한다고 위진은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널뛰기를 하고 있는 중국 증시에 대해 중국 당국과 시장이 '신뢰 게임'을 하는 것이라면서, 베이징 쪽 목소리에 '민족주의 톤'이 가미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 크게 무너진 것으로 확인됐다.

앰플 캐피털의 홍콩 소재 알렉스 왕 자산 운용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중국 시장이 (심각하게) 왜곡됐다"면서 "(시장 논리에 따라) 확신을 갖고 제대로 매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개탄했다.

뉴욕 소재 에버코어 ISI의 중국 리서치 책임자 도널드 스트라즈하임은 블룸버그통신에 "중국이 더는 진정한 시장이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운영하는 (주식 거래) 시스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상하이 어드밴스드 인스티튜트 오브 파이낸스의 주닝 부대표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당국이 개입하면 할수록 구멍은 커질 것"이라면서 "중국이 시장 논리에 따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FT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60% 이상인 1,800여 종목이 27일 하한인 10%까지 떨어지며 거래 정지됐다면서, 이는 주가 하락 폭이 실제로는 8.5%보다 훨씬 더 심각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GI 증권의 상하이 소재 켄 천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거품이 터지고서 증시를 다시 끌어올리는 일이 매우 어렵다"면서 "중국 당국이 추가 하락을 저지하기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다"고 경고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데이비드 쿠이 전략가는 27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주식에 가차없는 매도 압박이 (계속) 가해질 것"이라면서 "이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