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사업 확장과 새출발을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구글은 10일 지주회사 '알파벳' 설립을 포함한 구조개편안을 깜짝 공개했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구글과 구글의 연구소인 X랩, 투자사업 부문인 구글 벤처스, 그외 건강·과학 관련 사업부서 등이 모두 신규 법인이자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회사로 편입된다는 내용의 구조개편안을 공개했다.
이번 구조개편안에 따라, 구글 외에 무인자동차, 열기구를 통한 인터넷 연결 사업 등을 연구해온 연구소 '구글X랩', 투자사업 부문인 '구글 벤처스', 건강·과학 관련 조직 등 구글 내 모든 사업부서들이 모두 알파벳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기존 구글은 핵심 사업인 인터넷 사업과 관련이 없는 사업은 모두 털어내 조직을 슬림화할 수 있게 됐고, 나머지 구글 내 사업부서들은 자회사로 독립해 한층 전문성을 꾀할 수 있게 됐다.
또 페이지 CEO는 알파벳의 CEO로, 페이지와 구글을 공동창업한 세르게이 브린은 신설되는 지주회사 알파벳의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에릭 슈미치 구글 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다.
인터넷 사업과 관련이 없는 사업을 털어내고 슬림해진 구글의 새 CEO는 순다르 피차이 선임부사장(SVP)이 맡을 예정이다.
지난 5월 모건스탠리에서 자리를 옮긴 루스 포랏(Ruth Porat) 최고채무책임자(CFO) 역시 알바벳 CFO로 수평 이동한다.
구글이 이번에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것은 조직을 슬림화하고 주요 사업과 장기적인 전략을 명확하게 구분, 현 사업은 각 실무 경영진에게 맡기고, 페이지와 브린은 전략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다.
페이지 CEO는 "우리 회사는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지만 좀더 투명하고 책임있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직개편의 이유를 밝혔다.
또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경영 규모를 키우고 관리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구글 내에 있는 평범하지 않은 기회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이 구글이 기존의 인터넷 검색, 광고기업에서 탈피해 보다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시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알파벳이 신설되면 기존 구글 주식은 모두 알파벳 주식으로 대체되고 구글은 알파벳이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로 전환된다.
페이지 CEO는 지주회사의 이름을 알파벳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세르게이 브린(구글 공동설립자)과 나는 한 언어를 대표하는 모든 글자의 총합이라는 점에서 알파벳이라는 이름을 좋아한다"며 "알파벳은 인류의 가장 중요한 혁신 중 하나이며 구글 검색에서 색인을 만드는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 "또 알파벳은 '알파에 베팅한다(alpha-bet)'라는 의미도 담겨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며 "이는 우리가 갈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알파벳을 관련 상품이 집결된 대형 소비자 브랜드로 키울 의도가 없다"며 "중요한 것은 알파벳이 독립적이며 자신의 브랜드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알파(Alpha)'는 시장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익률을 거두는 투자를 의미하는 말로 월가에서 쓰이는 용어다.
구글 새 지주회사 알파벳의 인터넷 사이트 주소는 abc.xyz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