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짜리 시리아 난민 어린이의 죽음을 계기로 유럽연합(EU)에 몰려드는 난민 문제 해결에 대한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독일과 오스트리아 정부가 5일(현지시간) 헝가리를 통해 오는 난민을 제한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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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난민들이 버스와 기차를 타고 독일과 오스트리아로 속속 도착하고 있다.

양국 정부는 이날 하루에만 최고 1만 명의 난민이 양국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논의를 거쳐 양국이 헝가리를 통해 오는 난민들을 제한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이만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헝가리와의 국경 지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비상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이번 결정은 헝가리에 발이 묶였던 난민들이 걸어서라도 국경을 넘겠다면서 도보행진에 나서고, 헝가리 정부가 이들에게 오스트리아 국경까지 버스를 지원하기로 한 데 뒤이은 것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난민을 조건 없이 수용하기로 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며 "인류애에 기반을 둔 정치 리더십"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번 입국허용 조치로 전날 오전 도보 이동을 시작한 난민 1,200여 명과 헝가리 정부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속속 오스트리아 국경에 도착하는 또다른 난민 수천 명이 무사히 오스트리아와 독일에 입국할 수 있게 됐다.

독일 경찰은 이날 헝가리를 출발한 600명에 가까운 난민이 오스트리아를 거쳐 열차편으로 뮌헨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이날 하루 모두 7,000명의 난민이 이 같은 경로로 입국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오스트리아 정부는 헝가리로부터 약 1만 명의 난민이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기차역에 머물다 이날 헝가리 정부가 제공한 버스를 타고 오스트리아로 넘어온 1만 명가량의 난민 중 3,000명 가량이 오스트리아에 남고, 7,000명가량은 난민들이 최종 목적지로 삼고 있는 독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주로 시리아 등지 출신인 이들 난민은 그리스와 발칸 국가들을 거쳐 헝가리에 들어온 후 서유럽행 기차를 타려고 기차역에 진을 치다가 이날 새벽부터 버스를 타고 오스트리아 국경 니켈스도르프에 도착했다.

부다페스트 켈레티 기차역에서 노숙하며 기차를 기다리던 난민들과 헝가리의 수용소를 탈출한 난민 1,200명이 걸어서라도 서유럽에 가겠다며 한꺼번에 도로로 쏟아져나오자 혼잡을 우려한 헝가리 정부가 교통편을 제공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베르나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도 논의를 거쳐 헝가리를 통해 들어오는 난민들은 제한 없이 수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양국 정부는 국경과 기차역에 나가 헝가리에서 들어온 난민들에 쉴 곳과 먹을거리, 의료서비스 등을 제공했으며 자원봉사자들도 따뜻한 음식을 마련해 난민들을 환영했다.

다른 서방 선진국들도 잇따라 난민 지원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포르투갈 리스본을 방문중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4일 시리아 난민 수천 명을 추가로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중동에 있는 시리아인 구호를 위해 1억파운드(약 1,815억원)를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오는 9일 유럽의회 국정연설을 통해 난민 수용 인원을 기존의 목표보다 12만명 늘려 총 16만명을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EU 관리들이 전했다. 

미국 정부도 유럽의 난민 위기 해결을 돕기 위한 실무그룹을 구성하고 그리스와 세르비아 등지를 통해 이동하는 난민들을 돕는 데에 2,600만달러(약 31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유엔 역시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엔 난민기구(UNHCR)의 안토니오 구테레스 최고대표는 4일 성명을 내고 EU가 난민 재이주를 위한 대규모 계획을 수립하고 모든 회원국이 의무적으로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