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7과 윈도8이 탑재된 PC에 윈도10 설치파일을 몰래 다운시켜 논란을 빚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번에는 강제설치까지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아스테니카 등 IT 전문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 경우 호환성 문제로 회사 업무용 프로그램을 쓰지 못하거나 인터넷 뱅킹이 먹통이 되는 등 심각한 지장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MS는 이것이 실수였다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들은 의도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MS는 최근 운영체제(OS)로 윈도7과 윈도8이 깔린 PC에 표시되는 윈도 업데이트 창에서 윈도10을 설치할 지 여부를 묻는 선택 박스에 디폴트로 체크 표시를 해 뒀다.

이로 인해 사용자가 윈도7이나 윈도8에서 중요 보안 업데이트를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하면 윈도10 업그레이드까지 강제로 설치돼 OS 자체가 뒤바뀌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게다가 사용자가 이를 알고 윈도10 업그레이드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입력하더라도 윈도 보안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이 창이 매번 뜬다.

MS는 이러한 사실이 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윈도7과 윈도8.1 고객들에게 윈도10을 보급하려는 우리 노력의 일환으로, 윈도10 업그레이드가 윈도 업데이트 제어판에 선택 업데이트로 나타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윈도 업그레이드 제어판은) 윈도에 대한 권장 업데이트와 선택 업데이트를 찾기 위해 사람들이 가는 직관적이고 신뢰받는 장소"라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윈도 업데이트에서 이 옵션이 디폴트로 체크됐다"며 "이것은 실수였으며 이 체크 표시를 없애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포월드의 심층 분석에 따르면,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라는 선택 박스가 디폴트로 체크돼 있는 스크린샷이 10월 9일자로 이미 존재해 MS의 해명과 다르다. MS가 주장한 '최근 윈도 업데이트'는 10월 13일에 있었기 때문이다.

즉 MS에서 "이런 조치를 할 권한을 지닌 위치에 있는 누군가"가 이런 윈도 10 강제 설치 기능을 10월 9일 혹은 그전에 넣었고, MS는 아스테크니카 보도로 이 사실이 공개되기 전까지 이를 계속했다는 뜻이다.

포브스는 MS의 해명에 대해 "어느 쪽 말을 믿겠느냐고 MS의 공보담당자가 따질 수도 있겠지만, 윈도7과 윈도8 설치 PC에 윈도10 설치 파일이 몰래 다운로드되도록 하고 있는 이 회사의 행적을 볼 때 이 회사가 하는 얘기의 신빙성이 상당히 훼손된다"고 평가했다.

MS는 지난달부터 윈도7과 윈도8 사용자가 윈도10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용자들의 PC에도 윈도10 업그레이드용 이미지 파일이 사용자 몰래 강제로 다운되도록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파일의 용량은 3.5∼6.0 GB(기가바이트)에 이른다.

이로 인해 사용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통신요금 폭탄'을 맞은 것은 물론 저장용량이 부족해져 PC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