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연가투쟁에 돌입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20일 하루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연가투쟁에 돌입했다. 연가투쟁에 참가한 교사들은 전국에서 서울로 집결,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전국 시·도지부별로 사전집회를 한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14일 서울 도심 집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전남 보성농민회 소속 백남기(69)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 농성장을 지지 방문해, 노란 수건 수십여 장에 백씨를 응원하는 글을 적어 농성장 텐트 위에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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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교육부는 교사들의 연가투쟁 참여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연가투쟁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의 공무 외 집단행동 금지 의무를 포함해 같은 법 제56조와 57조, 58조의 성실 의무와 복종의 의무, 직장 이탈 금지 의무를 위반한 행위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전교조 집행부를 형사 고발하는 한편 시·도교육청에 복무실태 조사를 통해 교사들의 연가투쟁 참여 여부를 확인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공무원 및 교사의 정치참여는, 국민 전체의 봉사자여야 할 공무원이 정파적 특수이익과 결탁해 직무수행의 공평성을 잃거나, 정당 세력의 정권투쟁에 개입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현행법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국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없으나, 미국식 행정법의 영향을 크게 받은 한국은 엽관주의 배재 측면에서 공무원의 정치 참여를 강력하게 통제한다.

*엽관주의 (Spils system) : 정당에 대한 공헌이나 인사권자와의 개인적 관계를 기준으로 공무원을 임용하는 인사 행정제도, 관직의 경직성과 특권화를 배재해 민주화에 기여하는 면이 있으나, 정권 교체로 인한 잦은 인사 변경으로 행정상 전문성과 안전성을 침해하며, 낙하산 인사와 부정부패 등 정부 실패를 유발한다.

10만 명에 달하던 전교조, 왜 1,000명으로 쪼그라 들었나?

한편 연가투쟁에 나선 전교조 인원은 1,000 ~ 2,000명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거 10만 명 까지 세를 늘렸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위상이 초라해진 것이다. 사상과 별개로, 과거엔 전교조에 가입하는 것이 교사들에게 이득이 됐다.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금융∙문화∙교육∙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교조 조합원이 되면 복지카드가 발급되는데, 이 카드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다음과 같다.

- 금융 : 보험료 우대, 할부수수료 면제, 신용카드 연회비 면제, 교통상해보험 무료 가입, 주택 대출 지원, 자동차 구입 대출 지원
- 문화 : 영화 관람료 할인, 패밀리 레스토랑 무료 이용권, 콘도/호텔 서비스 , 레저/스포츠 이벤트, 스포츠센터 할인, 레포츠
- 교육 : 해외연수 제공
- 의료 : 성형 보험 무료 가입
- 기타 : 미용/웨딩 이용료 할인, 혼수용품 구입 대출 지원,

한편, 사상적으로 정 반대에 있는 교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역시 회원에게 다양한 혜택을 준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금융 : 학교안전사고보험 가입, 신한은행 전용 대출
- 건강 : 종합 건강검진
- 문화 : 레저상품 이용 할인, 온라인 디지털 사진 인화 할인,
- 교육 : 교육전문지 구독, 자녀 장학금 지원, 사이버 교실 운영 참여, 원격직무연수 지원
- 법률 : 교권침해시 소송비 지원 및 구제활동, 무료 상담 및 법률 자문
- 기타 : 웹디스크 무료제공, 온라인쇼핑 할인, 각종 경조사 지원

교총은 노동조합이 아니라 교사는 전교조와 교총을 동시에 가입할 수 있다. 복지혜택을 누리기 위해 양쪽 단체에 모두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 단체에서 참여를 강요하지도 않기에 이들은 곧 유령회원이 된다. 최근 들어 전교조의 투쟁 방향이 논란이 되자 조합원이 대거 탈퇴해 가입자 수는 6만 명 미만으로 줄었다. 특히 20대 조합원 비율은 2.6%에 불과하다.

새로 부임하는 젊은 교사들은 교원 단체 가입을 꺼린다. '이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존 회원들이 이념적으로 편향된 교육을 하는데 실망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입비를 내는 것에도 거부감을 느낀다. 전교조와 교총이 내세우던 가입 혜택도 지금은 웬만한 은행이나 카드사라면 제공하는 것들이라 매력이 덜하다. 전교조에 대한 지지는 이전 같지 않고 조직의 힘은 약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