콥틱교도 형제 2명이 이달 초 리비아 서부 지역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 대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이달 초 납치 및 살해됐다.
이들은 취직을 시켜주겠다는 미끼로 형제를 유인한 뒤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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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에 따르면, 상부 이집트 출신의 와스피 바크히트 가드 미크하일(Wasfy Bakhit Gad Mikhail·37)과 사브리 바크히트(Sabry Bakhit·31), 그리고 파히미 바크히트(Fahmy Bakhit·27) 등 3형제는 약 1년 반 전 상부 이집트에서 일자리를 찾아 리비아의 미스라타(Misrata)로 이민을 왔다.
이들은 건설 현장에서 일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고 있었고, 그러던 중 형인 와스피는 지난 11월 6일 한 리비아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와스피에게 건물에 콘트리트 지붕을 올릴 수 있는지 물었다.
와스피는 이 남성의 제안에 흥미를 느끼고 자신의 집 주소를 주었다. 그리고 건설 현장에 함께 가기로 하고 픽업 약속 시간까지 잡았다.
이 남성은 약속한 날이 되어 와스피를 태우러 왔고, 와스피와 동생 하프미를 차에 태워갔다.
사브리는 형제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기다렸지만, 형제들을 본 것은 집을 나가던 그 날이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사브리는 ICC에 "형제들이 오기를 하루 종일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았다"며 "걱정이 되서 밤새도록 잠도 자지 못하고 깨있었다"고 당시의 걱정스럽고 안타까웠던 심경을 밝혔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도 형제들이 돌아오지 않자 사브리와 사촌들은 지역 병원과 경찰서를 수소문했지만, 역시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한 주 후인 11월 13일 사라졌던 사브리의 형제들의 시신이 미스라트에서 약 64km 떨어진 곳에 발견됐다. 그들의 머리에는 총상이 남아 있었다.
시신은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고, 11월 12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형제 둘은 모두 결혼했지만 아이들은 없었다.
하지만 사브리는 11월 16일까지 형제들의 살해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러다 한 친구가 전화로 사브리에게 두 사람이 총살당한 채 발견됐으며, 지금 병원 영안실에 있다고 알렸다. 사브리와 사촌 나세르(Nasser)와 아쉬라프(Ashraf)는 영안실로 달려가 시신을 확인했고, 안타깝게도 실종됐던 형제들이었다.
사브리는 "11월 16일 한 리비아 친구가 두 사람이 와시 키암(Wasi Kiam) 지역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고, 시신이 병원 영안실에 있다고 말했다"면서 "병원에 도착해 시신을 보았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형제들의 시신이었는데, 모두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 너무 끔찍했다"고 말했다.
사브리는 병원에서 형제들의 시신이 발견됐을 때, 이슬람 문구가 쓰여진 검은색 장갑을 끼고 있었다고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ICC의 중동 지역 매니저인 토드 다니엘스(Todd Daniels)는 리비아에는 많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IS와 연계되어 있다고 말했다.
형제들의 시신은 11월 25일 이집트로 옮겨졌고, 소하그(Sohag)에 있는 마르 기르기스 콥틱 처치(Mar Girgis Coptic Church)에서 영결예배가 드려졌다. 그리고 형제들은 가족 공동묘지에 매장됐다.
이 교회의 사루이만 보트로스(Sulaiman Botros) 사제는 ICC에 "이들은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공격 대상이 되고 살해당했다"면서 "그들은 믿음을 지키고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기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의 순교자이며, 그들이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죽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구원 받아 천국에 있다. 그들은 영광에 들어갔고, 이제 우리보다 더 나은 곳에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들은 천국에서 영광의 면류관을 받았으며, 이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다"며 "그들에게는 더 이상 고통이 없고 기쁨과 평안만이 가득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이집트의 콥틱교도들은 일자리를 찾아 리비아로 떠나고 있는데, 이곳에서 극단주의자들의 손에 의해 종교적 박해를 당한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리비아에서 IS에 의해 21명의 콥틱교도들이 납치 및 참수당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리비아에 있는 많은 콥틱교도들은 일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무슬림에 의한 살해의 공포로 인해 미스트라에 있는 많은 기독교인들은 고향인 이집트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지만, 집으로 돌아갈 안전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미나라는 한 콥틱 사역자는 ICC에 "미스트라에 있는 한 주택에는 16명의 기독교인들이 함께 살고 있는데, 이집트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안전한 방법이 없다"면서 "IS가 시르테를 점령하고 있어서 도로로는 이집트로 갈 수 없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잡혀 포로가 될 수 있다. 미스트라에서 이집트로 갈 수 있는 비행편도 없다. 트리폴리에서 갈 수 있는데, 미스트라에서 트리폴리로 가는 길도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콥틱교도 형제들의 죽음으로, 우리는 일하러 가는 것에 더 공포를 느끼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두 두려움 가운데 있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전했다.
리비아는 오픈도어선교회USA의 세계 기독교 박해국가 순위에서 13위에 올라 있다.
이런 가운데 IS는 이라크와 시리아를 넘어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오일머니를 앞세워 세력을 빠르게 확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S 리비아 지부는 시리아와 이라크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지난 2월 리비아 북부 지중해 연안 수르트에 있는 요충지요 인구 70여만명의 도시인 시르테(수르트)를 장악한 이후 세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조직원 수가 처음에는 2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천∼5천여 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최근에는 사우디 아라비아 등 외국 출신 '새피'들의 합류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가운데는 행정·재무 전문가들로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르테는 리비아의 대표적인 원유 수출항이다. 리비아에서 생산되는 원유 가운데 84%가 유럽으로 수출되는데, 이 가운데 상당량이 시르테에서 선적된다.
IS가 이런 중요한 도시인 시르테를 장악함에 따라 안정적인 '돈줄'을 확보하게 됐고, 북아프리카를 넘어 중동과 유럽 공격을 노리고 있다.
시르테 동쪽으로는 주요 유전과 정유공장이 밀집해 있는데, 시르테 인근 유전과 정유소들을 추가로 장악하는 것도 시간 문제인 상황이다. 먼저 시르테 동쪽의 또 다른 주요 도시이며 유전 도시인 아즈다비아가 IS 수중에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IS 지휘부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거점을 상실할 경우 시르테를 새로운 투쟁 거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