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행정부가 약 30개의 주 정부가 시리아 난민 수용 거부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서도 시리아 난민의 지역별 분산 수용 조치를 강행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법무부는 조만간 시리아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있는 텍사스 주에 시리아 난민 두 가족을 곧 보낸다는 계획이다.
4일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 등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오는 7일 텍사스 주에 시리아 난민 두 가족을 보낼 예정이다.
6명으로 이뤄진 한 가정은 댈러스에, 8명으로 구성된 또 다른 가정은 휴스턴에 정착한다. 두 가족의 자녀는 모두 13세 이하이며, 한 가족은 조부모까지 대동하고 있다.
하지만 텍사스 주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난민 수용 방침에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주 중 한 곳이어서 벌써부터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텍사스 주는 이미 시리아 난민 가족의 댈러스 정착을 막기 위해 난민의 신원 조사가 완벽하게 끝났음을 연방정부가 보증하기 전까지 텍사스 주에 올 수 없도록 해달라고 연방 법원에 정부를 상대로 2일 소송을 걸었다.
켄 팩스턴(Ken Paxton)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1980년 제정된 난민법은 연방 정부가 난민을 주나 시로 배치하기 전에 주지사 및 시장과 상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방정부 법무부는 소장을 검토한 후에도 텍사스 주 정부의 뜻과 상관없이 기존 방침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 주 정부는 각 시 정부의 상위 기관이지만, 댈러스와 휴스턴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찬성하는 민주당 시장이 정권을 잡은 지역이어서 난민 수용에 큰 걸림돌이 없다.
댈러스 시장은 최근 무슬림보다 백인들이 더 위험하다는 발언을 했으며, 화장실 혼용 조례를 통과시켰다. 휴스턴 시장도 화장실 혼용 조례를 강행하다 결국은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바 있다.
대다수 법 전문가들은 텍사스 주정부의 연방정부를 향한 소송과 관련, 이민자 수용과 같은 정책에서는 연방 정부에 훨씬 큰 권한이 있다고 보고 있어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편, 텍사스 주를 비롯한 약 30개의 주 정부는 파리 테러 이후 시리아 난민을 가장한 테러단체 대원이 미국에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로 난민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다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이 무슬림에 의해서 일어났고, 이 총격난사범이 국내외의 테러리스트들과 접착하는 등 테러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무슬림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수니파 무슬림이 대부분인 시리아 난민 1만명 수용 방침을 바꿀 마음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