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7일 성명을 내고 최근 여론 조사가 미국인을 향한 더 많은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슬림의 증오를 잘 보여준다면서 미국 의회가 행동에 나설 때까지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완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다양한 여론 조사를 보지 않더라도, 증오심은 이해 수준을 넘었다"며 "미국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지하드(聖戰) 신봉자들의 참혹한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지 대상으로 삼은 무슬림은 이민자와 여행객을 포함한 모든 입국자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도 성명 발표 소식을 전하며 "우리는 바짝 경계해야 한다"고 적었다.

AP통신은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전면 금지 주장과 관련, 트럼프 캠프가 미국 시민권자인 무슬림이 여행을 갔다가 입국하는 경우에도 해당하는 지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았고,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와 싸우는 무슬림도 입국 금지 대상인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IS에 의해 파리 테러가 발생한 이후 미국 내 무슬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화와 모스크(이슬람 사원) 폐쇄 등을 주장했었는데, 여기에다 최근 무슬림 부부에 의한 샌버나디노까지 발생하자 비판 수위를 더 높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 같은 주장에 백악관과 민주당 대선후보들은 물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벤 로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주장이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는 미국 가치에 전적으로 배치되는 일"이라며 미국이 이슬람과 전쟁을 하는 것을 IS가 원한다는 관점에서도 "안보에 반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경선 대표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의 생각이 "부끄럽고 편견에 사로잡힌 분열적인" 사고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