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학생의 여학생 라커룸 이용을 허용치 않다가 고발 당해 교육부로부터 세금 지원 혜택 취소 협박을 받은 일리노이주의 한 교육청이 결국 이 학생의 여학생 라커룸 이용을 최근에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교육부가 징계 조치를 내리겠다며 위협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해당 교육청은 트랜스젠더 학생의 여학생 라커룸 접근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연방 정부와의 합의안에 동의했다.

지난 11월 초 미 교육부의 시민권국(Department of Education's Civil Rights Office)는 일리노이주 팰러타인에 있는 타운십 하이 스쿨 디스트릭트 211(Township High School District 211)에 30일 내로 트랜스젠더 학생의 여학생 라커룸 이용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에서 지원하는 지원금 600만 달러를 지원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었다.

시민권국에서는 트랜스젠더 학생의 여학생 라커룸 접근을 막는 것은 성에 기초해 차별을 금지한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했었다.

또 트랜스젠더 문제와 관련해 이 법을 위반한 학교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었다.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학교가 연방정부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라고 촉구했지만, 해당 교육청은 지난 3일 투표를 통해 찬성 5표, 반대 2표로 이 학생의 여학생 라커룸 이용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결국 굴복하고 말았다.

이 학생은 여학생 라커룸 접근이 허용됐지만, 라커룸 내의 개인 커튼으로 가려진 탈의실 안에서만 옷을 갈아입기로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은 트랜스젠더지만, 남성의 생식기를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여학생들이 이를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대니얼 케이츠(Daniel Cates) 교육감은 성명을 내고 "이 문제 전반에 걸쳐 우리의 입장은 동일하다"면서 "이 트랜스젠더 학생이 라커룸에 접근하려 할 경우, 아무 제한 없이 접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를 할 때 반드시 전용 공간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안은 이 학생의 여학생 라커룸 사용만 허용하는 것이며, 교육청 전체의 트랜스젠더 라커룸 사용 정책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시민권국의 캐더린 라몬(Catherine Lhamon)은 "교육청과 교육감이 미국의 시민권 법을 온전히 준수하기로 선택한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나는 해당 교육청이 학생 개인의 프라이버시뿐만 아니라 시민권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교육청은 지난 2013년 신원 미상의 학생으로부터 시민권국에 진정서가 접수된 이후 산하 5개의 고등학교에 트랜스젠더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을 만들어왔다.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그들의 성 정체성에 따른 화장실을 이용하고, 학교 기록에서 이름과 대명사를 바꿀 수 있도록도 했다.

그러나 시민권국은 이 같은 교육청의 노력에도 불만족을 표했고, 여학생 라커룸까지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교육청은 지난 달 이 학생에게 라커룸 내에 커튼이 쳐진 이 학생의 전용 공간을 만들어주면서 다른 라커룸 접근은 금지시켰는데, 시민권국은 이것까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합의안도 라커룸에 제한 없이 접근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을 대리하는 미국시민자유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은 이번 합의안이 차별금지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남성의 생식기를 가진 이 트랜스젠더학생이 완전한 여학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교육청에서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수백명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오프먼 에스테이츠 코넌트 하이스쿨(Hoffman Estates' Conant High School) 카페테리아에 모여 반대와 지지의 뜻을 나타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한 여학생은 "여학생들 앞에서 (이 학생이) 옷을 갈아입는 것에 완전히 불편하다"면서 "자신이 남자라고 믿는 사람 앞에서 내가 옷을 갈아입는다고 해도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 투표에서 트랜스젠더 학생의 여학생 라커룸 이용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다수의 반대자들은 결과에 대해 역겨움을 나타냈다.

빌 닉스(Bill Nix)라는 시민은 "이런 일을 한 것에 대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면서 "왜 우리가 한 학생을 위해 애를 써야 하는가? 다수결 원칙이 무슨 소용인가?"라고 말했다.

학부모인 제프 밀러(Jeff Miller)는 자신의 딸이 트랜스젠더 학생이 라커룸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말을 듣고 불편해하고 겁에 질렸다면서 "이것은 시민권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는 불관용적인 사람이 아니고, 편견으로 가득찬 사람도 아니다"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대로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그것을 존중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밀러는 "젠더(성별)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문제"라면서 "나는 그것을 생물학적 기초에 따라 정의하는데, 다른 이들은 본질적인 것이 아닌 신념에 불과한 성별 정체성에 기초해서 정의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지난 7일 전에 모임을 가졌던 동일한 고등학교에서 교육청에 이 결의안을 폐지할 것을 촉구하는 모임을 가졌다. 하지만 교육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