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프라이머리(경선) 유권자 65%는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번 발언 이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엄청난 파장이 일었지만 트럼프가 독주하는 현 공화당 경선 구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 폴리틱스와 퍼플 스트래티지가 지난 8일 내년 대선에서 표를 행사할 것으로 보이는 유권자 605명을 대상으로 긴급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화당 경선 유권자의 65%가 트럼프의 발언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고 9일 보도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2%에 그쳤고, 모르겠다는 반응은 13%였다.
이는 이번 발언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서는 트럼프의 발언에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이는 상존하는 무슬림 테러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언 이후 일어나고 있는 논란과 관련해 세부적 찬반 내용을 설명해준 이후에도 거의 차이가 없는 공화당 경선 유권자의 64%가 트럼프 발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의 발언에 동의하거나 트럼프의 발언에 관계 없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의미다.
특히 지지한다는 응답의 52%는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절대 지지층이 매우 두텁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8%로 6%포인트가 더 높아지는 데 그쳤다.
실제로 설문 조사에서 공화당 경선 유권자 37%는 이번 발언을 계기로 오히려 트럼프를 더욱 지지하게 됐다고 밝혔고, 46%는 이번 발언이 자신들의 트럼프 지지 입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으로 트럼프를 덜 지지하게 됐다는 응답은 16%에 불과했다.
이는 이번 발언의 파장이 외부적으로는 거세게 일었지만, 오히려 내부적으로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더 강하게 했다는 의미다. 공화당 대선후보로서의 입지를 더 굳혀가고 있는 셈이다.
또 테러에 대한 우려로, 공화당 경선 유권자들은 미국의 국토 안보에 대한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들을 원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설문조사를 직접 수행한 퍼플 스트래티지의 더그 어셔는 이번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해 "종교적 편협성을 가지고 있거나 테러에 대한 공포를 가진 사람, 그리고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며 "적어도 프라이머리 경선에서는 이번 논란이 트럼프를 해치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돌풍이 본선으로까지 이어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민주당과 무소속 성향의 유권자들까지 모두 포함한 본선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을 지지하는 응답이 37%에 그친 반면 반대하는 응답은 50%를 차지했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13%였다.
본선 유권자들에게 트럼프에 대한 전반적 선호도를 물은 결과에서도 33%가 호감을 표시했고, 64%가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45% 호감, 52% 비호감)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후보가 된 이후에는 무소속 성향의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선거 전략이 나와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