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a2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무디스는 18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한국이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에서 Aa2 등급을 받게 된 것은 사상 최초로, 무디스가 Aa2 이상 등급을 부여한 것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서도 7개국에 불과하다.

Like Us on Facebook

국가 신용등급은 금융시장 자금 조달에 큰 영행을 끼친다. 신용등급이 높으면 부도 위험이 낮다고 판단해 해외 자금 조달이 용이하고 이자율도 작다. 반면 부도 위험이 높으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며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한 등급 오르면 정부의 연간 이자 비용이 4억 달러 가량 줄어든다고 한다. 반면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엔 외채 상환 능력이 의심받게 된다.

이외에 국가 신용 등급 상승이 공공기관이나 시중은행, 기업 신용등급 상승 등 낙수 효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주식∙채권 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를 모으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외환보유액과 장단기 외채,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 인플레이션, 경상수지, 재정건전성, 노동시장 유연성 등으로 다양해 경제 상황에 따라 가중치가 달라진다. 1997년 외환 위기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한 건 외환보유액이 주요 지표로 작용했으며, 유럽 국가 신용등급 하락은 급증하는 외채와 재정적자가 결정적 요인이었다.

신용등급 상향 조정한 이유는?

무디스는 S&P, 피치스와 함께 손꼽히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세계신용평가 시장에서 40%의 비중을 갖고 있다. 2000년 이후 100개 이상의 국가를 신용평가하고 있으며, 기업체 밒 정부를 대상으로 재무에 관련된 조사 및 분석을 한다. 평가 요소론 다양한 유형의 자산, 기업, 거래 구조 등이 포함된다.

이번 평가에서 무디스는 한국 신용등급 상향 이유로 건전한 신용 관련 지표, 정부의 제도적 역량 등을 제시했다.

무디스는 한국 경제가 앞으로 5년간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1인당 소득도 유럽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 나갈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의 통합재정수지는 2010년 이후 흑자 기조를 지속했으며, 앞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0.5% 수준의 재정흑자를 이어가는 한편 GDP 대비 정부부채비율도 40%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14년부터 순국제투자 잔액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GDP 대비 대외부채가 30%에 불과하며 단기외채비중이 30% 이하로 감소하는 등 한국의 대외건전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과거 한국이 구조개혁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 등에 비춰보면 이번에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도 성공하고 잠재성장률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으며, 한국 정부가 공공정부 부채관리에 있어서도 애초 목표를 넘어서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공공연금 개혁이나 가계부채 구조개선 등 재정부문의 리스크 요인 등을 적절히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향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조정과 관련해 구조개혁의 조속·확대 시행, 비금융 공기업의 효율성 제고 및 부채감축 가속화 등을 상향 요인으로 제시했으나, 반면에 구조개혁 후퇴 및 장기 성장전망 악화, 공기업 등 정부재정 악화,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은 하향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신용등급을 매기는 신용평가사는 무디스 외에도 S&P, 피치레이팅스 (Fitch Ratings)가 있으며 S&P는 지난 9월 한국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피치는 2013년 이후 AA-(상위 4번째, 신용상태 우수) 등급을 매겨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