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 19일 저녁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에서 ABC방송 주최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3차 TV토론에서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을 해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날 토론에서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을 "트럼프가 IS(이슬람국가)의 최고 용병모집자"라면서 "IS가 더 과격한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들을 뽑기 위해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해 비난한 트럼프의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트럼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언론들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먼저 트럼프는 20일 잇따라 방송에 출연해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힐러리가 미친듯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면서 '힐러리 때리기'에 나섰다.

트럼프는 폭스 뉴스에는 "폭스의 훌륭한 기자와 워싱턴포스트 등의 기자들이 사실관계를 점검했는데 완전히 거짓말로 판명이 났다"며 "터무니없는 말이며, 힐러리가 조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NBC뉴스의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도 출연해 "클린턴은 모든 것에 대해 미친듯이 거짓말을 한다"며 "세상이 다 아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트럼프 때리기에 열중하던 대부분의 언론들도 오랜만에 트럼프 편에 섰다. 

CNN는 이날 "트럼프의 반(反) 이슬람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IS 대원 모집을 위해 사용됐다는 증거는 자체 조사 결과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인 '더 힐'도 "의혹을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가 있는 지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보수 언론인 폭스 뉴스 역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해당 발언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참모들은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막자는 트럼프의 주장이 인질을 참수하는 광신도나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의 용병에 사용된다'는 취지의 최근 NBC 방송을 거론하며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발언이 전혀 근거가 없지 않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자 유명 사실검증 사이트인 '폴리티팩트'(www.politifact.com)가 가세해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발언은 증거가 나오지 않은 엉터리 주장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 사이트는 "구글을 아무리 뒤져봐도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으며, 클린턴 캠프 측에서도 어떤 구체적 영상도 지목하지 못했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좌파의 추측성 주장을 사실로 둔갑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