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명문 기독교 사립대학인 휘튼대학의 한 교수가 최근 무슬림들과의 연대를 보여주겠다며 대강절 기간 동안 히잡을 두르겠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히면서 특히 기독교인과 무슬림은 같은 하나님을 섬긴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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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 휘튼대학은 이 교수에 대해 학교의 신앙고백에 반대되는 것이라며 유급 휴직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휘튼대학 학생들은 학교측의 조치에 교수를 지지하면서 학교의 신앙고백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 등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이 교수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배제와 포용>, <광장에 선 기독교> 등의 저자인 예일대학의 신학부 교수이자 밀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는 이 교수를 변호하고 나섰다.
최근에는 <알라, 기독교인의 반응(Allah: A Christian Response)>이라는 책도 쓴 크로아티아 출신의 이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기고글에서 학교측의 조치에 대해 비판하면서 아랍 기독교인들은 수 세기 동안 하나님을 알라라는 이름으로 예배해오고 있으며, 많은 기독교인들은 무슬림들이 자신들이 섬기는 하나님과 같은 하나님을 섬기고 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고 말했다.
볼프 교수는 어떤 신들이 충분히 유사하다면 같은 신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의 두 가지 핵심적인 계명은 이슬람의 핵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볼프 교수의 주장은 즉시 버지니아주에 있는 로어노크 대학(Roanoke College)의 제럴드 맥더못(Gerald McDermott) 교수에 의해 비판을 받았다.
베일러종교연구소(Baylor Institute for Studies of Religion)의 선임연구원이기도 한 맥더못 교수는 한 언론 기고글에서 코란에서는 신자에 대해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고 분명하게 요청하는 구절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코란에서 무슬림들에게 비무슬림들을 사랑하지 말라고, 비무슬림들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의 원수의 편에 서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구절들은 분명하게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볼프 교수가 코란의 알라의 캐릭터라고 주장하는 것이 성경의 하나님의 그것과 동일하다고 추론할 수 없다"면서 "볼프 교수의 사유와 주장대로라면, 오히려 알라와 하나님은 완전히 다른 존재"라고 말했다. 두 개의 핵심적인 사랑의 계명에 대해 차이가 있다는 것은, 둘이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가진 존재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또 다른 교수는 삼위일체를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믿는 하나님의 차이로 제시했다.
일리노이주에 있는 노던 침례 신학교(Nor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의 스콧 맥나잇(Scot McKnight) 교수도 볼프 교수는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은 같은 하나님을 섬기는데 예배 방식에만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두 종교가 일신교이기는 하지만, 기독교인이 믿는 하나님은 인간의 몸을 입으셨던 분이시며, 또 삼위일체를 통해 계시되는 분이라고 말했다.
맥나잇 교수는 "우리는 포괄적인 수준에서는 볼프 교수의 주장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우리는 포괄적인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아브라함과 모세의 하나님이나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지 무함마드의 알라를 섬기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같은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은 물을 흐리려는 것이라고 결론짓기에 충분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베일러대학의 프랜시스 벡위스(Francis Beckwith) 교수는 "맥나잇 교수와 다른 이들은 무슬림들이 삼위일체를 믿지 않기 때문에 기독교인과 무슬림은 같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무슬림들이 같은 하나님을 섬기는 이유가 아니라는 근거로 사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벡위스 교수는 그러면서 한 비유를 제시했다.
"프레드라는 사람이 '토마스 제퍼슨 미국 대통령은 그의 노예와 여러명의 자녀들을 낳았다. 그래서 이것이 토마스 제퍼슨이 이들에게 나누어줄 재산을 가지고 있고 확신하는 증거라고 믿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하지만 밥이라는 사람은 그러한 증거를 찾지 못해서, 제퍼슨이 자녀들에게 나누어줄 재산이 없다고 믿는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프레드와 밥이 토마스 제퍼슨이 동일한 인물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이처럼 아브라함과 모세도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지 않았고, 성 어거스틴과 토마스 아퀴나스, 그리고 빌리 그래함는 삼위일체를 믿는다. 그렇다면 성 어거스틴과 토마스 아퀴나스, 그리고 빌리 그래함이 믿는 하나님과 아브라함과 모세의 하나님은 다른 것인가? 물론 아니다."
백위스 교수는 이 비유에 이어 "어떤 사람이 한 존재에 대해 - 그것이 인간이든 신적인 존재이든 - 완벽하지 않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더 진리에 가까운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볼프 교수는 앞서 기고글에서 기독교인이 섬기는 하나님과 무슬림이 섬기는 알라는 같다는 개념을 싫어하면서 유대인들이 섬기는 하나님과는 같다고 믿는 것은 위선적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삼위일체와 성육신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무슬림이나 유대인들과 같은 데 기독교인들의 반응은 왜 다르냐?"고 했다.
또 "오늘날 많은 기독교인들은 IS(이슬람국가)와 전쟁 중인 것으로 여기며, 더 깊이 들어가면 이슬람 자체와 전쟁 중"이라면서 "전쟁은 적의(enmity)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명확하고 확고한 경계가 필요한데, 우리는 우리의 원수를 우리와 같지 않은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경계를 흐리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적의의 정당성을 위협하는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