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행정부가 1년 이상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하지 않은 동성애 및 양성애 남성의 헌헐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에이즈가 창궐하던 지난 1983년 동성애 및 양성애 남성의 헌혈을 금지한 이후 31년 만에 정책을 바꾼 것이다.
그러나 성소수자 단체 등은 이번 조치에 대해 차별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은 21일 동성애를 인정하는 시대 흐름을 반영하고 최근 의학 검사 결과를 기초로 해 남성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의 헌혈금지 조항을 완화해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피터 마크스(Peter Marks) FDA 생물 평가연구센터(FDA's biologics division) 부소장은 보도자료에서 지금까지의 의학적 연구 결과에 따라 12개월의 금지 기간을 설정했다면서 이 분야의 연구를 진행해 새로운 데이터가 나오는 대로 정책을 수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에이즈 발병의 원인이 되는 HIV 바이러스의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무기한으로 헌혈을 금지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일본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동성애 및 양성애 남성의 헌혈에 대해 성관계를 하지 않은 12개월 이후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LGBT(성소수자) 단체들은 "성관계 금지기간을 1년으로 정하나 평생으로 정하나 마찬가지"라면서 "이 결정은 모욕적이고 해롭다"며 반발했다.
마이크 퀴글리(민주·일리노이) 하원의원은 남성 동성 및 양성애자만을 겨냥한 조치는 차별적이며, 실제 위험이 있는 혈액제공자를 가려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다른 고위험군의 헌혈 금지 기간과 같은 수준이다. 성매매 여성과 성관계를 가지거나 지난 12개월 내에 정맥 주사 약물을 투여 받은 사람도 12개월 동안 헌혈이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