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단체 IS(이슬람국가)에 충성을 서약한 한 필리핀 이슬람 반군 세력이 성탄 전야인 24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서 기독교인 마을을 상대로 연쇄 테러 공격을 감행해 9명을 살해했다고 로이터통신과 AP통신이 26일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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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이슬람 반군 세력인 방사모르 이슬람 해방 전선(Bangsamoro Islamic Freedom Fighters, BIFF)는 민다나오섬의 술탄 쿠다라트(Sultan Kudarat)주에 있는 농촌 마을과 코타바토(Cotabato)주 북쪽에 있는 성당에 대해 각 연쇄 테러 공격을 감행했다.
이 테러 공격으로 농부 7명이 논밭에서 총격을 당해 사망했고, 또 다른 민간인 2명이 수류탄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필리핀 군은 보복 공격을 가해 BIFF 대원 4명을 사살했다. AFP통신은 5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BIFF는 정부와 주류 이슬람 반군 단체 사이의 평화 협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공격에 대해 "이 지역은 최근 평화를 찾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이슬람으로부터 테러를 당할 수 있는 화약고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테러 공격을 감행한 BIFF가 유튜브를 통해 IS에 충성을 서약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리아와 이라크에 거점을 보유한 IS가 이번 공격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필리핀인이 IS에 합류하기 위해 중동으로 떠났다는 증거도 아직까지는 없다고 덧붙였다.
모로 이슬람 해방 전선(Moro Islamic Liberation Front, MILF)과의 평화협상을 진행 중인 정부측 수석 대표인 미리암 페러(Miriam Ferrer)는 이번 공격과 관련, 술탄 카다라트주에서는 논에서 일을 하고 있던 7명의 농부들이 가까운 곳에서 총격을 당해 사망했고, 코타바토주에서는 한 성당이 수류탄 공격을 당해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페러 대표는 BIFF가 술탄 카다라트주에서는 민간인 인질을 납치해 필리핀 군이 자신들을 추적하자 이들을 인간 방패로 활용했다고도 덧붙였다. 다행히 인질들은 무사히 풀려 났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방사모로 지역 필리핀 군사령부의 조안 페팅레이 대변인은 BIFF 대원 200여 명이 술탄쿠다라트주, 마긴다나오주, 노스 코타바토주 등지의 기독교 마을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BIFF는 가톨릭 신자들이 대부분인 필리핀 남부에 IS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2011년 필리핀 최대 무슬림 반군 조직에서 탈퇴해 독자 활동을 개진하는 무장 조직이다. 민다나오섬의 서쪽에서 활동하고 있는 필리핀의 2대 이슬람 극단세력이자 폭탄 공격, 참수, 외국인 납치 등의 잔혹한 공격으로 악명높은 아부 사야프(Abu Sayyaf)와도 손을 잡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 정부와 이슬람 최대 반군단체 MILF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성탄절과 신년을 평화롭게 맞이 하기 위해 12일 동안의 휴전을 선포했다.
하지만 테러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필리핀 안보 당국은 비상 경계 태세로 돌입해 쇼핑몰, 교회, 버스정류장, 여객선 터미널 등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방사모로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 신설될 예정인 이슬람 자치구로, 2012년 10월 15일 필리핀 정부와 MILF이 기본 조약에 따른 자치구 설립에 합의했다. 2015년 8월 필리핀 의회에서 '방사모로 자치구 기본법'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번에 테러 공격을 감행한 BIFF 등 많은 이슬람 테러 단체들은 필리핀 정부와 MILF간의 단독 평화 협정에 불만을 품고 있다. 방사모로를 중심으로 민다나오섬은 앞으로 이슬람으로 인해 계속해서 테러 위험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IS는 필리핀에 IS 대원 군사훈련소가 있다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해, 필리핀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겨냥한 테러 공격에 비상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