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법원이 이슬람 수니파 단체 IS(이슬람국가)에 가담하기 위해 자녀들을 데리고 공항에서 출국하려다 잡힌 한 무슬림 여성의 양육권을 인정해줬다.
이는 노르웨이에서 기독교를 세뇌시키려 한다면서 기독교인 부부에게서 다섯 자녀의 양육권을 박탈하고 자녀들을 모두 빼앗아간 일과 대조된다. 노르웨이 정부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기독교를 세뇌시키는 것 같다는 한 교사의 신고로 양육권을 빼앗아갔지만, 자녀들을 세뇌시키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 자료는 없는 상태이며, 이로 인해 전 세계에서 항의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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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온갖 끔찍하고 잔인한 악행을 다하고 있는 IS에 자녀들을 가담시키려 한 것이 명백해 보이는 무슬림 여성에게는 양육권을 인정해줬다.
지난 21일 영국 언론 리버풀 에코(Liverpool Echo)에 따르면, 자녀들의 IS 가담을 돕기 위해 터키를 경유해 시리아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에 갔다가 체포된 무슬림 여성은 법원의 판결로 자녀들의 양육권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리버풀 고등법원(Liverpool High Court)의 제임스 먼비(James Munby) 판사는 "나는 어머니가 정말로 했던 일에 대해 의심이 남아 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이번 건에 대해 지역 검찰 당국이 입증한 것들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영국의 한 공항에서 이 무슬림 여성과 4명의 자녀, 할머니, 그리고 삼촌은 이스탄불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다 체포됐다. 당시 손전등 13개, 파워팩(고성능 배터리) 3개, 스마트폰 5대, 그리고 연장 등이 수하물에서 발견됐다.
무슬림 여성은 구금됐고, 그동안 자녀들은 사회 복지사들이 돌보아왔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영국 관리들은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잘못된 가르침을 줬고, 집에서 추가적으로 IS 깃발도 발견했으며, 가방 중 하나에서 자녀의 속옷에서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비밀번호 등이 적힌 종이가 비밀스럽게 감추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먼비 판사는 "이 여성이 헌신된 무슬림이라는 것을 발견했지만, 지역 검찰 당국은 그녀의 집에서 발견된 것들이 의미가 있는지, 그녀가 과격주의자이거나 극단주의자인지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의심할만한 여지가 있는 것은 많지만, 의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추정이나 추측, 주장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먼비 판사는 "사람들은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열광주의를 - 명백하고 노골적이고 가장 큰 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되는 - 자녀들에게 노출시키지만 않으면 매우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검사측은 재판에서 "무슬림 여성과 할머니와 삼촌은 터키에 머무르려는 의도가 없었다"면서 "무슬림 여성의 목적은 자녀들을 전쟁터에 데려가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무슬림 여성은 이에 대해 법정에서 "나는 실천적 무슬림으로, 나를 과격한 근본주의자라고 여기지 않으며 IS 대원들과 연락하지 않았고 그들과 연루되어 있지도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