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단체 IS(이슬람국가)가 지난 3일 공개한 인질 처형 동영상에서 4살 가량의 어린아이가 등장해 "저기 있는 이교도들을 죽일 것"이라고 말해 충격을 주고 있다.
IS는 최근 수도 격인 시리아의 락까에서 인질 5명에 대해 IS 전사들의 소재 정보 등을 팔아넘긴 '영국 스파이'라면서 머리에 총을 쏴 살해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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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에서 인질들은 동영상과 사진들을 촬영해 돈을 받고 영국에 넘겼음을 자백하고 있다.
또 IS 대원은 영어로 "이건 데이비드 캐머런(영국 총리)에 대한 메시지"라면서 "언젠가 너의 나라를 침략해 샤리아(이슬람 율법)로 지배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 동영상에는 IS 표식이 담긴 두건을 쓴 4살로 보이는 아이가 등장, 영어로 "우리는 저기 있는 이교도(쿠파르, Kuffar)들을 죽일 것이다"고 말하면서 끝난다.
영국 주요 언론들은 이 아이를 '지하디스트 2세'로 표현하면서 악명 높은 영국 태생의 여성 지하디스트 그레이스 '카디자' 데어(Grace 'Khadijah' Dare·22)의 아들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녀가 지금은 삭제된 트위터 계정에 AK-47 소총을 든 2살 짜리 아들의 사진을 올린 바 있는데, 둘의 외모가 매우 닮았다는 것.
런던 남동부에 살던 '카디자' 데어는 지난 2012년 시리아로 가 IS 전사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성으로는 첫 번째로 IS 전사가 되기로 맹세했다. 현재 IS 내에서 유명 인사다.
2014년 동영상에서는 부르카를 두른 채 AK-47 소총을 들고 등장했으며, 영국인들에게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오라고 선동하기도 했었다.
한 정보당국 소식통은 "'카디자' 데어는 시리아 내 지하디스트들과 IS 합류를 생각하는 자들에게서 유명 인사나 다름없다"며 "그녀 같은 자생적 테러리스트로부터의 위험이 매우 중대하다. 그녀는 0순위 위험인물"이라고 말했다.
또 동영상에서 영국식 영어 억양을 구사하는 IS 대원이 등장한 것과 관련, 그동안 인질 살해 동영상에 자주 등장했으며 지난해 11월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디 존'의 뒤를 잇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영국 스파이' 처형 영상은 영국이 지난달 IS에 대한 공습을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확대한 이후 나온 것이다.
영국 의회는 지난달 2일 IS에 대한 공습을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확대하는 방안을 승인했고, 이후 영국 공군은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시리아 내 IS를 공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