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저녁 송구영신 행사로 떠들썩했던 대도시 쾰른에서 중동과 북아프리카 무슬림 이민자에 의한 집단 성추행 및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대도시의 도심 한복판인 쾰른대성당과 중앙 기차역 광장 등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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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혹은 성추행의 규모도 엄청나 무려 90명 이상의 여성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으며, 술에 취한 1천여명의 무슬림으로 보이는 청소년, 청년들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하지 않은 여성 피해자들은 이 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둠 속에서 송구영신을 기념하기 위해 폭죽 축제 등이 일어나 요란하고 떠들썩한 틈을 타서 충격적이고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또 다른 대도시인 함부르크와 슈투트가르트에서도 비슷한 성폭행이나 성추행 사건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쾰른의 쾰른대성당에서 일어난 성폭행이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최소 한 명 이상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
이로 인해 독일 내 무슬림 이민과 난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NBC 방송, 텔레그래프, 독일 언론 등에 따르면, 12월 31일 저녁 하나의 집단으로 보이는 남성 1천 명가량이 약 20명씩 짝을 지어 몰려다니면서 쾰른대성당과 중앙역 인근 광장 등 시내 중심지에서 연말 축제를 즐기러 나온 여성들을 상대로 절도 행각을 벌인 것은 물론 수십 차례 성폭력을 가했다.
이들은 따로따로 무리를 지어다니면서 피해 여성들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성적 수치심과 공포를 느끼게 하는 성범죄를 저질렀다.
토마스 헬트(Thomas Held) 쾰른 경찰서 대변인은 NBC 방송에 지금까지 약 90건의 피해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는 소매치기는 물론, 성추행과 한 건 이상의 집단 성폭행 의심 사건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 무슬림 이민자 남성들이 용의자로 추정되고 있다.
볼프강 알베르스 쾰른 경찰국장(Wolfgang Albers)도 4일 기자회견에서 이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범행"이라면서 "도심 한가운데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성격의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특히 술에 많이 취한 중동, 북아프리카 이민자 배경의 남성들이 용의자로 보인다고 특정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 처리를 위해 태스크포스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한 남성 목격자는 독일 국영 방송 WDR에 "술취한 공격적인 남성들에 나와 여자 친구가 둘려 싸였는데, 우리를 위협하고 성추행하려고 했다"면서 "유럽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을 카트자(Katja L.)라고만 밝힌 한 목격자는 쾰른의 익스프레스(Express)지에 "공포 그 자체였다"면서 "우리가 하지 말라고 소리도 치고 때리기도 했지만, 용의자들은 멈추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무법천지 수준이었던 셈이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여성은 독일 일간 빌트(Bild)지에 여러 남성들이 자신과 친구들을 폭행했다면서 "우리를 둘러싸고 성추행을 했다"며 "이곳 저곳에서 그런 짓들을 했다"고 말했다.
안느(Anne)라고 자신을 밝힌 한 여성은 슈피겔지에 남자 친구와 함께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 충격을 받았다면서 "기차역이 온통 남자들로만 가득했고, 그 가운데 몇 명의 겁먹은 여성들만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 뒤에서 나를 만지는 손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경찰은 익스프레스지에 "자정이 지난 후 일군의 여성들이 다가왔는데, 울음과 충격 속에서 자신들이 당한 심각한 성추행에 대해 설명했다"면서 "이에 무리 중에 있는 여성들을 찾기 위해 갔고, 한 여성을 땅에서 일으킬 수 있었는데, 비명을 지르며 울고 있었고, 아래 옷이 찢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많은 경찰 병력을 배치했지만, 이 같은 사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수 일 내에 피해자가 더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수의 여성들이 두려움으로 인해 성폭력에 대해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경찰은 현재 소셜 미디어, 스마트폰, CCTV 등을 통해서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수개월 전부터 특정한 북아프리카 청년들이 경찰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올라 있었다고 보도했다.
쾰른 지역 언론인 쾰르너 슈타트-안차이거(Koelner Stadt-Anzeiger)도 "용의자들은 중앙역 주위에서 일어난 빈번한 소매치기로 경찰에 이미 알려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선거운동 기간 괴한의 흉기테러를 받았지만 당선된 헨리에테 레커(Henriette Reker) 쾰른시장은 이런 무법이 판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연방경찰까지 함께 하는 긴급회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레커 쾰른 시장은 이번 성폭력 사건에 대해 "극악무도하다"면서 "우리는 쾰른시를 무법지대로 만드는 이 같은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쾰른 방문객들이 이러한 공격에 대한 공포로 인해 이 도시에 오지 못할 것이 우려된다고도 했다.
쾰른시가 있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정부의 랄프 예거 내무장관 역시 현지 언론에 북아프리카 남성들의 집단 성폭력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하이코 마스(Heiko Maas) 독일 법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여성들을 향한 이 같은 공격에 대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책임 있는 모든 이들을 법으로 심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이민과 난민의 문제와 연계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아르놀트 플리커트 독일경찰조합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지부 대표도 "대다수 난민은 더는 그들 모국에서 안전하게 살 수가 없어서 독일로 온다는 것을 잊지 말자"며 반 이민 정서 확산을 우려했다.
그러나 이번 집단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중동, 북아프리카 출신 남성들이 거론되자 독일 사회에서는 큰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사건의 세부 내용이 알려지기까지 무려 5일이나 걸렸다는 점을 들어 언론매체들이 이민자 배경의 가해자에 따른 반 난민 정서 확산을 우려해 보도검열을 한 것이라는 글들이 나돌았다.
한 트위터리안은 "공영방송은 아예 사건을 보도하지도 않았다"면서 소극적인 보도 양태를 보인 것을 비판했다고 유럽전문 영문매체 더로컬이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또 다른 트위터리안도 "더 이상 이렇게 갈 수 없다"면서 "이민자를 줄이고,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국외 추방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정의를 가져와야 한다. 이것은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집권다수당인 기독민주당(CDU) 소속의 슈테판 빌거 연방의원이 "이대로 갈 수는 없다"면서 난민을 줄이고 국경을 통제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쾰른에서는 오는 2월 4일부터 10일까지 쾰른 카니발이 열릴 예정인데, 이 때도 비슷한 피해가 일어날 것이 우려되고 있다.
알베르스 쾰른 경찰국장은 "성폭력 행위는 실제적 우려이며, 카니발 때도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