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LA를 중심으로 남가주 지역에 '엘니뇨 폭풍우'로 인해 홍수·산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이번 엘니뇨 폭풍우는 오는 11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엘니뇨 폭풍우 영향으로 캘리포니아 남부 전역에 상당량의 비가 내린데 이어 현재 태평양 해상에 형성된 2~3개의 엘니뇨 폭풍이 남가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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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기상청은 전날에 이어 6일과 7일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천둥·번개를 동반한 뇌우와 함께 토네이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동전 크기 만한 우박이 내릴 것이라고 기상청은 에보했다.

이번 엘니뇨 폭풍우는 이번 주 들어 세 번째 찾아오는 것으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캘리포니아 남부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강수량은 LA 2.8인치(7.1cm), 롱비치 3인치(7.6cm) 이상, 패서디나 3.75인치(9.5cm) 등이다.

특히 이번 엘니뇨 폭풍우는 1회에 그치는 게 아니라 최소 2∼3개가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운반되는 것처럼 순차적으로 몰려오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나사)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의 빌 패처트 기후학자는 "어제 엘니뇨 폭풍우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허리케인 린다의 영향을 받은 9월 15일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양의 비를 뿌렸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엘니뇨 폭풍은 일회성 집중 호우 형태가 아니라 꾸준히 수그러들지 않고 이어질 것"이라면서 "10인치(25.4cm)의 비가 하루 아침에 집중적으로 쏟아지기보다 1인치(2.54cm)-2인치(5.08cm)-1인치(2.54cm) 형태로 번갈아 내리며 끊이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엘니뇨 폭풍우는 큰 세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상당 기간 꾸준하게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에밀리 손턴 기상청 기후학자도 "엘니뇨 폭풍우가 겨울우기가 끝나는 3월까지 장기간에 걸쳐 이어질 것"이라며 "오늘과 내일 찾아오는 엘니뇨 폭풍우는 어제보다 많은 양의 비를 쏟아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엘니뇨 폭풍우는 8일 소강상태를 보였다가 9일부터 11일까지 연속적으로 캘리포니아 남부를 덮칠 예정"이라며 "내부에 다량의 수증기를 품고 있어 강수량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전날 LA 도심 등에 2인치(5.1㎝) 이상 폭우가 쏟아지면서 LA를 비롯한 오렌지 카운티 해안 지역과 협곡 지역에서 도로가 침수되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LA 한인타운의 도로도 곳곳이 침수됐다.

글렌도라 등 산불 피해지역에서는 토사가 무너져내려 도로와 일부 주택을 덮쳤고, 405번 고속도로를 비롯해 고속도로 곳곳이 침수 피해를 당했다.

이에 따라 오렌지 카운티와 벤투라 카운티에서는 산불발생 지역과 해안 지역, 협곡 지역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에 4년째 이어진 가뭄으로 인해 이번 엘니뇨 폭풍우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뭄과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지반이 약해져 있는 상태인데 엘니뇨 연쇄 폭풍우로 인해 비가 지속적으로 내리면 토사가 유실돼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제트추진연구소는 "폭풍우가 현재 패턴대로 꼬리를 물고 계속된다면 2~3피트 높이의 토사가 한꺼번에 무너져 언덕 아래 집들을 덮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엘니뇨는 지난 1982-83, 1997-98년에 각각 캘리포니아를 덮쳐 LA와 샌프란시스코에 홍수 사태가 일어나게 했지만, 올해는 가뭄과 산불의 영향으로 훨씬 더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1998년 2월 한 달간 13.68인치의 폭우가 내렸다. 17명이 사망했으며 5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겨울 우기 동안에 이어질 엘니뇨 폭우로 캘리포니아 가뭄 해갈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오후부터 LA 도심에서는 비가 그쳤지만, 산간지대에서는 눈이 계속 내려 이날 하루에만 빅베어 인근에 2피트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번 엘니뇨는 남가주를 해갈시켜 주는 반가운 단비를 내리는 엘니뇨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